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임클론시스템스의 암치료제 ''어비턱스''의 판매승인을 보류한다는 ''폭탄''이 떨어졌을 때 그 충격은 신생 바이오벤처인 임클론에 한정되지 않았다. 미국 제약회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에도 파편이 튀었다. BMS는 지난해 9월 임클론과 어비턱스를 공동 개발하고 공동 판매하는 내용의 제휴협약을 맺었다. BMS는 10억달러어치의 임클론 주식을 매입했으며 신약이 FDA의 최종 승인을 받고 의약품시장에서 히트칠 경우 이 회사에 10억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어비턱스에 대한 ''값비싼'' 투자는 BMS의 최근 상황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임클론과의 계약은 BMS 최고경영자(CEO) 피터 R 돌란이 성장 둔화에 빠진 거대 제약사를 개조하려는 공격적인 시도의 일부분이다. 그러나 계약을 체결한후 몇달이 지나지 않아 FDA와의 문제가 표면화되자 애널리스트들은 BMS가 주력 제품군을 강화하려는 욕구때문에 마땅히 해야할 책무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레이몬드 제임스&어소시에이츠의 애널리스트 마이크 크렌세비지는 "BMS는 어비턱스를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렸다"고 말했다. BMS는 여전히 어비턱스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의 리차드 레인 사장은 "어비턱스가 히트상품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확실히 임클론의 후퇴는 BMS에 큰 타격을 입히지는 않을 전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어비덕스가 결국은 승인받을 것이며 2005년까지 BMS의 매출에 6억달러가량 기여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의 2001년 매출이 약 2백억달러임을 감안하면 어비덕스의 기여도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돌란 CEO의 일은 훨씬 더 힘들어지고 있다. 분석가들은 BMS가 당뇨병치료제 글루코페이지를 비롯한 몇몇 핵심 의약제품들에 대한 독점권을 조만간 상실하게 됨에 따라 의약시장에서 이 회사의 점유율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맞서 돌란은 핵심사업인 의약부문에 역량을 집중시키기 위해 지난해 5월 수익성이 낮은 헤어캐어 사업부문인 ''클레어롤''을 매각했다. 또 지난해 10월 듀폰의 의약사업부문을 78억달러에 인수했다. 그러나 그가 제대로 일을 해왔는지는 의문이다. SG코웬증권 애널리스트 스티븐 스칼라는 "지난 4년동안 연평균 10% 이상의 증가한 BMS의 순익이 올해는 인수비용과 일반 약품시장의 치열한 경쟁 등으로 인해 4%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돌란 CEO는 어비덕스보다 자체 개발한 고혈압치료제 ''반레브''(Vanlev)에 더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수십억달러의 매출을 일으킬 ''블록버스터''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반레브는 그러나 FDA가 잠재적인 부작용에 대한 추가자료를 요구하면서 승인이 유보된 상태다. 리먼브러더스 애널리스트 앤서니 버틀러는 "반레브가 올해안으로 승인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부작용이 당초보다 큰 것으로 나타날 경우 매출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돌란은 또 BMS의 주력 제품분야에서 일반 의약품을 생산하는 경쟁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공격적으로 막아왔다. 그러나 이같은 전술은 BMS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이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은 새로운 주력제품을 확보하기 위한 돌란의 적극적인 인수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클론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돌란은 주사위를 몇차례 더 던져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