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핸드폰 메이커들이 안도의 한 숨을 내쉬고 있다.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의 충격에서 하루 빨리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만성적인 판매부진으로 모토로라,에릭슨 등 상당수 다국적 메이커들이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대규모 적자를 냈다. 세계1위의 메이커인 노키아는 간신히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익과 매출은 급감했다. 유럽 핸드폰 메이커들이 새해들어 그나마 ''희망''을 갖게 된 것은 조작이 간단하면서도 새로운 기능을 갖춘 다양한 신제품들을 개발,출시하고 있기때문이다. 신제품들이 주로 통화 기능만을 강조하고 있는 구형 핸드폰을 급속히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에 지친 몸을 추스리고 있다. 이에따라 업체들도 시장 선점을 위한 전쟁을 치루고 있다. 휴대폰 메이커들의 ''1차 대전''은 문자서비스 경쟁.현재 유럽에선 하루 평균 8억6천만 메시지가 핸드폰을 탄다. 문자 메시지 서비스가 이동통신사업자의 수입에서 10%를 차지할 정도로 붐을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 핸드폰 메이커들도 더 빨리 더 많은 문자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업체간 경쟁은 다른 서비스 분야로 번지고 있다. 컬러 액정 화면,스테레오 사운드,카메라,MP3 플레이어,게임기 등을 내장한 제품들이 바로 ''2차 대전''의 전위병이다. 노키아는 이번 봄에 4백50달러짜리 카메라폰을 선보인다. 에릭슨도 최근 컬러 액면화면 핸드폰을 4백달러에 내놓았다. 벨소리와 음악 신호음이 다양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모토로라는 채팅기능을 강화한 ''V-box''를 2백40달러에 판매중이다. 하지만 신제품의 등장으로 신규 수요가 창출되리라는 유럽 업체들의 ''장밋빛''꿈이 일시적인 ''졸음''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제품들이 기존 제품의 ''틈새''상품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구형제품이나 신제품이나 모두 2.5세대 이동통신시스템에 기반을 두고 있다. 따라서 서비스의 본질적인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특히 신제품을 갖고 있더라도 통화 상대방이 역시 신제품을 가지고 있어야 신제품이 제값을 한다는 것도 약점이다. 유럽 휴대폰 시장을 한 단계 도약시킬 것으로 보이는 제3세대 이동통신시스템이 2003년 개통돼도 유럽 업체들의 고민은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럽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삼성전자,NEC등 한국과 일본업체들이 이를 계기로 잇따라 유럽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 정리 = 국제부 inter@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