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마트 몰락의 이면에는 월마트의 급부상이 있다. 월마트는 K마트 파산의 한 원인을 제공한 경쟁사인 동시에 K마트의 몰락으로 가장 큰 혜택을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미국 최대의 할인점 업체다. 월마트는 박리다매식 영업으로 불황 속에서도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8% 늘었다. 그러나 지난 62년 할인점이라는 판매방식을 최초로 도입한 건 K마트였다. 저가로 승부를 거는 건 같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월마트는 저비용 구조를 갖춘 게 K마트와 결정적으로 달랐다. 대표적인 저비용 실현방안은 점포를 주로 땅 값이 싸고 교통이 편리한 고속도로 인근의 교외지역에 배치한 것. 여기서 절약한 자금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물류시스템 구축 등에 나섰다. 반면 K마트는 가격전쟁에서는 앞섰지만 이를 뒷받침할 무기(저비용 구조)가 부족했다.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대형 점포와 낡은 물류시스템을 방치했던 것. 이는 생산성 차이로 나타났다. 월마트는 K마트에 비해 점포수는 1.5배이지만 매출액은 5배를 웃돈다. 영업이익도 월마트는 매출액의 5.2%에 이르는 반면 K마트는 적자다. 부채비율에 있어서는 월마트(1백58%)와 큰 차이가 없는 K마트(1백91%)지만 벌어서 이자비용을 충당하기도 힘든,몰락할 수밖에 없는 재무구조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