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기에 ''일하기 좋은'' 직장은 회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가능한 한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불가피하게 감원 할 경우에도 종업원을 최대한 배려하는 퇴직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들로 나타났다. 미국 격주간경제지 포천이 23일 발표한 ''일하기 좋은 1백대 미국 기업''가운데 80개 기업은 지난해 감원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47개 기업은 해고를 공식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포천은 경영진에 대한 신뢰,회사와 일에 대한 자부심,동료들과 일하는 재미 등을 종업원들에게 조사한 결과와 자체 평가를 바탕으로 매년 일하기 좋은 기업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9위를 차지했던 증권사 에드워드존스는 경영진에 대한 직원들의 절대적인 신뢰에 힘입어 이번 조사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증시 침체에 맞서 일부 보너스를 삭감했으나 2천7백여명의 직원 가운데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다. 존 바흐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직원들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란다"며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직원들을 내보내서는 이같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 직원들은 ''경영진이 정직하다''는 평가에 97%가 동의했다. 시스코시스템스는 지난해 5천5백명의 감원을 실시했음에도 15위라는 비교적 높은 순위에 랭크됐다. 시스코의 한 직원은 "일시해고가 진행되는 동안 한 명도 회사에 대해 나쁘게 얘기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시스코는 자사와 관련된 사회봉사기구에서 일할 경우 1년간 임금의 33%를 제공하고 최우선적으로 재고용을 보장하는 등 다양한 퇴직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들의 또다른 특징은 ''무료커피'' 등 봉급 이외에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을 폐지하지 않았다는 것. 26위에 오른 신용카드회사 MBNA는 직원들이 결혼할 때 5백달러와 리무진을 제공하는 제도를 계속 시행하고 있다. 포천은 "아무리 어려워도 ''일하기 좋은'' 기업들은 유능한 직원들을 잃지 않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