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불균형 완화, 고점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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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지수가 사흘째 상승하며 이레만에 740선을 회복, 전고점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지수는 지난 7일 장중 757선까지 오른 뒤 외국인이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와 은행주를 중심으로 열흘간 순매도하면서 지난 17일 698까지 떨어지는 등 조정을 보여왔다.
그러나 700선을 중심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이 지지되고 이를 자신감으로 국내외 경기회복 기대감과 맞물려 기관의 매수여력이 살아나면서 조정을 탈피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술적으로 지난 사흘간 상승에 따라 5일 이동평균선이 상향반전했고 우상향하는 20일선 위에서 자리를 잡는 모습이어서 20일선에 대한 신뢰도가 좀더 강화될 전망이다.
교보증권의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20일 이동평균선이 유지되면서 700선 전후에서 기관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다"며 "미국 주가와는 달리 국내 주식이 저평가 시각이 있어 조정기간이 단축되면서 전고점을 테스트하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기관 매수, 종합지수 740선 돌파 =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8.26포인트, 2.52% 오른 742.62로 마감, 사흘째 상승했다. 종가기준으로 종합지수가 740선에 오른 것은 지난 14일 744.03 이래 이레만이다.
코스피선물 3월물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가 확대되면서 93.00으로 2.75포인트, 3.05%나 급등했다. 시장베이시스는 플러스 0.1로 백워데이션 흐름을 접고 콘탱고로 전환했다.
이날 시장은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예상외로 급등하면서 석달째 상승했고 북미 반도체장비BB율이 넉달째 상승한 것이 알려지자 개장초 미국 주가 급락에 따른 매도세를 극복하며 상승하는 데 성공한 뒤 기관 매수 증가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개장초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하고 이에 따라 시장베이시스 백워데이션이 완화되면서 투신을 중심으로 기관 매수세가 유입됐다.
삼성전자가 개장초 약세에서 상승전환하면서 2.7% 가량 오르며 30만원을 회복했고 하이닉스도 1% 이상 올랐다.
포항제철이 건설 경기 상승과 24일 기업설명회를 앞두고 선취매가 가세하면서 5% 이상 급등했고, SK텔레콤도 3% 이상 상승했다. 옐로칩과 디지털 가전 등에 대한 관심이 돌면서 LG전자도 3% 이상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 마지막에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전업종이 올랐다가 막판 섬유의복과 전기가스업종만 약세로 전환했다. 거래소는 상승종목이 상한가 30개를 포함해 530개, 하락종목은 하한가 5개를 포함해 261개로 상승종목이 2배 가량 됐다.
투자자별로는 개인이 1,093억원의 순매도로 사흘재 매도우위였고 외국인도 183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이 1,377억원을 순매수하며 장을 주도했다.
◆ 수급 안정, 상향에 무게 = 특히 이날 투신을 중심으로 기관이 순매수하면서 종합지수가 740선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외국인 부재의 장을 메워줄 전망이다.
투신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미국의 경기가 실물부문으로 개선될 조짐이고 수급상 우량주의 유통물량 감소로 상향쪽으로 보고 싶다"며 "미국 시장이 호전될 때까지 700∼750선 박스권을 보면서 800선 돌파 여부를 가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4,000계약 가까이 순매수한 것이 기관 매수를 측면 지원했고 외국인이 아직까지 현물시장에서 매수관점으로 전환하지 못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메리츠증권의 이해욱 차장은 "추가조정인냐 조정의 마무리냐에서 20일선에 대한 지지력 확보로 상향테스트가 시도되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의 경기회복이 아직 불확실하고 외국인의 현물 매수가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어 750선 돌파는 유보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선물 매수와 시장베이시스 콘탱고 전환 등이 조정에 대한 긍정적 신호를 주고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주 투신권의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1조원 가량의 자금이 유입된 것이 원동력이 되고 있는 점은 간과해서는 안될 대목이다.
델타투자자문의 박상현 이사는 "자금여력이 확충된 때문인지 기관들이 인덱스펀드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났다"며 "당장 750선을 넘어서기는 힘들 것이나 730선 이상의 레벨업 상황에서 분할 매수 관점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의 현물 매도가 200억원대에 못미쳤다는 점도 긍정적인 해석을 낳고 있다. 미국 나스닥지수가 반도체주 등 기술주 고평가 의식에 1,900선 밑으로 떨어졌고 K마트 파산, 달러/엔의 134엔대 급등 상황에서 매도규모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날 역시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순매도했으나 지난주 대량 매도에 비하면 삼성전자에 대한 이익실현이 대체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라는 지적이다. 또 지난주 후반 이래 은행주를 소규모나마 매수하고 있는 점도 하나의 근거가 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한 트레이더는 "국내외 경제지표가 좋고 외국인의 이익실현도 대체로 일단락되는 등 팔 세력이 많지 않다"며 "730선 정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추가상승할 때 은행 등 금융주를 편입하는 게 바람직할 듯하다"고 말했다.
◆ 고개드는 경기회복론 = 아울러 국내외 경제지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시기상조라는 평가 속에 경기속도조절론까지 등장하고 미국에서도 지난주 이래 다시 경기선행지수가 석달째 상승했다.
이날 진념 부총리는 외신기자들과 만나 "지난 3/4분기 중에 경기가 분명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4/4분기 바닥론을 좀더 강화하면서도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을 의식하면서 "상반기까지 내수중심의 경제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경기선행지수가 석달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주가 상승 외에 실물쪽으로 점차 경기회복 기운이 퍼지고 있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보드는 지난 12월중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비 1.2% 상승, 지난 1996년 2월 이래 가장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7∼0.8%를 대폭 상회하는 예상밖의 일로 실업수당 신규신청, 단기금리 하락, 소비자신뢰지수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7일부터 15일까지 27명의 월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1/4분기 중 평균 1% 가량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보이고 2/4분기에는 2.5%로 가속화, 연간 2.6% 가량 성장할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까지 기업의 설비투자나 산업생산 등 실물부문이 불확실하고 주가면에서 지난해 열한차례나 단행한 금리인하의 정책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경기침체를 보이면서 3/4분기중 마이너스 1.3%의 경제성장을 보였다. 오는 30일 발표되는 4/4분기는 마이너스 1% 수준을 보여 연간으로 마이너스 0.3%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각의 예측이자 기대이긴 하지만 4/4분기 경제성장률 발표와 함께 오는 3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경기회복세를 반영, 추가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앨런 그린스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오는 24일 상원 예산위원회 증언에서 지난주 단기적인 경기상황에 대해 ''심각한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발언이 과민반응을 일으켰다는 점을 의식해 ''긍정적인'' 발언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멜릴린치의 보고서처럼 밸류에이션측면에서 기술주가 고평가 지적이 여전해 미국 주가가 조정을 탈피하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달러/엔이 134엔을 넘어서면서 상향하고 있고 미국 K마트 파산에 따라 JP모건이 다시 손해를 입는 등 미국의 금융회사들의 실적 발표도 체크해야할 부분이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