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도개혁포럼''이 내각제를 공론화하면서 개헌론을 매개로한 정계개편론이 또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내각제에 부정적이었던 민주당 이인제 상임고문은 24일 국민의 지지가 전제된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피력,그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 고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중임제개헌을 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국민이 원한다면 내각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내각제 지지세력과 연대하겠다''는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타협의 여지를 남겨 놓은 셈이다. 이에 앞서 한화갑 김중권 상임고문이 내각제 지지입장을 밝혔으며,김명섭 박상규 송석찬 박병석 의원 등도 내각제 발언을 했다. 또 내각제에 대한 부정적 기류를 해소하기 위해 이원집정부제가 그 절충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수성 전 총리가 지난 8일 JP를 만나 제의해 화제로 떠오른 이원집정부제에 대해 당내 일각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김민석 의원은 "내각제보다는 이원집정부제에 호감이 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4월20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대선후보가 개헌문제를 거론할 경우 정계개편은 급류를 탈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정계개편의 폭도 단순히 민주당과 자민련의 합당에 그치지 않고 민국당과 한나라당 일부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강하다. 송석찬 의원은 "내각제 논의내용을 들은 JP가 흡족해 했다"고 전했고 이인제 고문은 "자민련과의 합당의 문은 열려있다"며 기대감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자민련은 내각제 논의와 합당은 별개라는 입장을 정리했다. 내각제 논의가 합당과 직결되는 것으로 비쳐지면 운신의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정진석 대변인은 "내각제 실현은 우리 당의 최우선 과제이나 내각제 논의가 마치 민주 자민련간 합당으로 악용되는 것을 경계한다"고 말했다. 오춘호·이재창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