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국영화의 거장으로 추앙받던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의 행보가 최근 들어 예전 같지 않다. ''대부3''를 시작으로 ''브람 스토커의 드라큐라'' ''잭'' ''레인메이커'' 등으로 이어지는 90년대의 코폴라 감독 필모그래피는 비평과 흥행 양면에서 모두 외면을 받으면서 그의 이름도 서서히 잊혀져 가는 듯 했다. 그러나 2001년은 코폴라 자신에게나 그의 영화를 사랑하던 팬들에게나 의미있는 한해였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지옥의 묵시록''이 리덕스 버전으로 다시 선보였고 ''대부'' 3부작이 드디어 DVD로 발매된 것이다. 칸 영화제 등 각종 공식 석상의 인터뷰에서 DVD 매체에 대한 우수성과 매력을 강조했던 코폴라 감독인 만큼 그의 영화 인생 최고의 작품인 ''대부'' 시리즈의 DVD 발매는 많은 영화 팬들과 DVD 마니아들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결국 지난 10월 미국에서 발매된 ''대부'' 3부작의 DVD 박스세트는 출시 2주만에 1백만 세트 이상을 판매하였으며 미국과 동시 출시된 국내의 경우에도 7만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DVD는 한마디로 코폴라 감독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일종의 ''대부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부''에 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게 제작되었다. 1,2,3편의 디스크와 영화의 제작과정을 담은 부록 디스크가 각각 디지팩 스타일의 케이스에 수납되고 성경책을 연상시키는 검은색 하드커버로 감싼 패키지 디자인부터 인상적이다. 영화 자체가 워낙 오래된 작품인 만큼 최신영화의 화질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영화를 보는 데에는 크게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복원되었다. 영화에 관한 전반적인 제작 다큐멘터리와 영화 음악 작곡과정,명 촬영감독 고든 윌리스가 소개하는 촬영기술에서 스토리보드,추가 장면까지 꽉꽉 채워진 부록 디스크는 ''대부'' 시리즈의 팬들은 물론 영화를 공부하고자 하는 영화학도들에게도 훌륭한 자료가 될 만 하다. 백준오 (dvdprime.com 공식 DVD 컬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