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 몸값은... .. 억대 버는 전문직 여성 속속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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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회진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일도 단순노동이나 남성을 보조하는 역할에 뛰어넘어 확실한 영역을 확보해가는 추세다.
연예 스포츠는 물론 학계 문화계 정계 경제계 등에서 수 많은 여성들이 남성과 동등한 위치에 올라섰다.
심지어는 근육질의 남성이 요구되는 분야까지 파고들며 여성들은 스스로 몸값을 높히고 있다.
한국여성들의 몸값은 과연 얼마일까.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여성 근로자는 5백28만명으로 1년전에 비해 7.9% 늘어났다.
증가속도가 남성(4.3%)의 거의 두배에 달했다.
여성이 대표를 맡고 있는 사업체는 1백2만여개로 전체의 33.9%를 차지했다.
사장 1백명을 불러 모으면 그중 34명은 여성이다.
공무원도 30%가 여성이다.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에 따라 그들에 대한 대우 또한 크게 달라졌다.
몸값이 올라갔다는 얘기다.
실례로 빙그레는 작년말 대졸 신입사원의 남녀차별을 완전히 철폐했다.
우수 여성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남자사원과 여자사원 사이에 두었던 2년치 4호봉의 임금격차를 없앤 것.
따라서 여직원들도 입사후 3년이 지나면 남자직원과 똑같이 대리승진 시험에 응시할 수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사례는 얼마든지 찾을 수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백19명의 여자 과장들을 위해 별도의 "여성 리더십 과정"을 개설했다.
능력이 되면 남자와 똑같이 승진시켜 회사의 기둥으로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여자과장들의 연봉은 3천만원-4천만원(성과급 별도)으로 남자와 차이가 없다.
그 아래로는 6백69명의 여자 대리들이 과장 승진을 기다리고 있다.
스포츠 연예계로 넘어가면 여자들의 몸값은 남자를 뛰어넘는다.
우리나라가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 아래서 신음하던 1998년,LPGA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일궈내 온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던 박세리선수는 작년 1년동안 상금으로만 21억원(1백62만3천달러)을 벌어들였다.
국내 랭킹 톱10의 남자 선수를 합친 것보다도 몸값이 비싸다.
여자 연예인들의 모델료는 이미 오래전부터 남자를 능가했다.
이영애 채시라 고소영 최진실 이나영 전지현 송혜교 등은 억대를 지불해야만 모델로 쓸수있다.
삼성생명 보험설계사 예영숙씨나 우리홈쇼핑으로 스카우트된 유난희씨처럼 억대 연봉을 받는 전문직 여성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들의 몸값이 남자와 같거나,그 이상으로 매겨지는 경우는 극히 일부분이다.
화려한 표지를 들추면 곧바로 한국 여성의 서글픈 초상이 드러난다.
그 많은 여성 공무원 가운데 5급(사무관) 이상은 1.7%에 불과하다.
남성 임금을 1백으로 놓고 봤을 때 한국 여성이 받는 임금은 63으로 벨기에(89) 미국(77) 등에 크게 뒤진다(2000년,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 여성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전업주부는 더하다.
2001년 4월 여성부와 한국여성개발원은 유엔개발계획(UNDP)과 공동으로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을 평가한 결과 월 평균 가사노동 가치는 85만6천원~1백2만6천원에 불과했다.
일당이 2만8천~3만3천원 정도라는 것이다.
"가정교사 가정부 재정관리사 상담원 등으로 역할이 워낙 다양해 노동가치가 이 보다 훨씬 높게 나와야하지만 수치 환산이 어려워 하한선으로 잡았다"는 게 연구에 참여했던 문유경 여성개발원 연구원(사회학 박사)의 설명이나 실제로는 이 정도 "대접"도 못 받고 있다.
현재 전업주부가 교통사고로 노동력을 상실하거나 사망했을 때 보상금은 도시 일용직 근로자와 같은 수준인 월 평균 73만3천1백3원이다.
여성부 등이 평가한 가사노동가치에도 크게 못미친다.
박현미 여성개발원 연구원은 "실제 받는 보상금은 정년까지 가능한 수입에서 실 생활비를 빼고 계산하기 때문에 40대 이상 주부가 사망할 때의 실질 보상액은 대부분 1억원을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혼할 때 받는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봐도 마찬가지다.
지난 99년 서울가정법원 분석에 따르면 직접 경제활동을 한 여성들은 절반 가량이 31~50%의 재산을,전업주부는 절반이 21~40%의 재산을 분할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 선우이벤트가 이혼여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20~50대의 이혼 여성의 49%는 위자료를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 위자료 부담에 시달리고 죽어서까지(본인이 사망하면 유족이 지급) 전처에게 돈을 지불해야 하는데 반대,항의 시위에까지 나선 프랑스 이혼 남성들의 얘기는 정말 해외 토픽일 뿐이다.
그러나 미래는 어둡지않다.
2001년 행정고시 합격자의 25%,외무고시 합격자의 37%가 여성이고 해사.공사의 수석 합격자도 여성이다.
지표상으로는 "아주 든든한 펀더멘털"인 셈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영역을 가리지 않고 점점 활발해진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이들이 사회의 중추로 자리잡을 10년 뒤 쯤 한국여성의 몸값은 지금보다 훨씬 더 높게 올라가 있을 것이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