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베버리힐스 '청담동 명품가'] 낯선 화려함...낯익은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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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베버리힐즈"라 불리는 "청담동 명품가(名品街)".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부터 청담사거리를 잇는 5백여m의 거리를 이르는 이 곳은 우선 분위기가 다르다.
원어로 쓰여진 간판,화려한 쇼윈도,전면을 하얀색 벽으로 둘러싼 화이트 숍(white shop),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고급 레스토랑이 마치 다른 나라에 온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과소비 풍조와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비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주소지를 두고싶어 한다는 청담동을 돌아본다.
명품 매장=청담동의 첫 얼굴은 "명품"이다.
루이뷔통 구찌 프라다 미쏘니 에스카다 조르지오알마니 겐조 아이그너 등 고급 수입 브랜드에서부터 김란 이유덕 등 디자이너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최고급 패션 매장 50여개가 대로를 따라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당연히 값이 비싸다.
웬만한 여성용 코트에는 3백만원의 꼬리표가 붙어있다.
신사복 수트는 한벌이 1백50만원대,구두는 50만원 정도한다.
값이 비싼만큼 서비스는 확실하다.
자동차를 대신 주차해주고 나갈 때 대기시켜 주는 "발레 파킹"도 이곳에선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신규 브랜드의 런칭 행사 때는 재즈 공연,마술,라틴 댄스,뮤지컬 등 다양한 형태의 이벤트가 동시에 열어 풍부한 볼 거리를 제공한다
청담동 쇼핑 요령=보통 사람들에게 청담동에서의 쇼핑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으리으리한 매장 외관,위압적인 실내장식,너무나 친절한 매장직원,거기에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하지만 기죽지 않아도 된다.
이들 매장의 단골 고객이라도 매번 들를때마다 물건을 구입하는 것은 아니다.
단 되도록이면 좋은 옷을 입자.국내 명품매장의 직원들은 옷과 차로 손님을 평가하는 이상한 버릇이 있다.
한번 물건을 구입하면 그곳 고객 카드에 자신의 인적 사항을 남기는 것도 명품 쇼핑의 요령이다.
이런 회원들에겐 새로운 상품이 들어오거나 세일이 시작되면 우편물을 통해 알려주기 때문이다.
특히 우수 회원들에겐 세일 시작전에 세일가로 쇼핑할 기회를 주거나 이들만을 위한 특별 세일도 있다.
"청담족"=청담동에 있다보면 연예인들과 종종 마주치게 된다.
카페 옆자리에 앉아있을 수도,옆에서 옷을 고르고 있을 수도 있다.
매장에 따라서는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일부러 유명 연예인을 초청하기도 한다.
그래서 청담동 명품가에는 "연예인 거리"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보보스족 또한 청담동 매니아들이다.
보보스란 보헤미안과 부르주아를 합친 말로 보헤미안처럼 자유로운 정신을 바탕으로 부르주아적 성공을 이뤄낸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명품에 집착하기보다는 청담동의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즐긴다.
"청담족"들의 문화공식은 한마디로 압축해서 "미니멀리즘".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고급을 추구한다.
드러내놓고 트렌드를 쫓지는 않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유행을 선도해나가는 게 특징이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