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전문기자의 '세계경제 리뷰'] 이코노미스트 vs 트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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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이코노미스트(Economist)와 트레이더(Trader).
뉴욕 금융시장은 물론 세계자본시장을 요리하는 양대 금융전문가 집단이다.
이 둘이 지금 흥미진진한 대결을 벌이고 있다.
시합 종목은 미국금리 전망.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달말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트레이더들은 금리의 현상 유지를 장담한다.
이코노미스트들이 보는 금리인하 확률은 70%,트레이더들이 진단하는 금리불변 가능성은 95%로 1백%에 가깝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브리핑닷컴이 최근 월가의 프라이머리 딜러(Primary Dealer)에서 일하는 이코노미스트와 트레이더 중 각각 24명을 설문 조사해 나온 결과다.
FRB가 단기금리를 조정하기 위해 공개시장조작에 나설 때 FRB를 상대로 미국채를 직접 사고 파는 대형 은행과 증권회사들을 프라이머리 딜러라고 부른다.
월가에는 40여개의 프라이머리 딜러가 있다.
두 집단의 금리전망 시합은 이코노미스트와 트레이더들이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직장 동료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거리다.
이코노미스트가 금융기관의 이론가 겸 전략 입안자라면 트레이더는 일선 현장의 실무자다.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지표와 정부관리들의 발언을 취합해 현상을 진단하고 앞날을 전망한다.
트레이더는 주식과 채권을 직접 사고 팔거나 고객 간의 거래를 중개한다.
따라서 같은 회사내 이론가와 실무자 간의 대결인 셈이다.
둘은 1년 전에도 금리 인하여부를 놓고 맞선 적이 있다.
2000년 12월 트레이더들은 FRB가 2001년 1월 그 해 첫 금리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1백% 장담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40%로 낮게 평가했다.
결과는 트레이더의 KO승.
FRB는 그해 1월에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금리를 내렸다.
이번에는 누가 이길까.
이코노미스트가 이겨 양측이 사이좋게 1승1패가 될지,아니면 트레이더의 2연승이 될지가 오는 31일 새벽 4시께(한국시간) 판가름난다.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