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안산의 한 아파트에 입주한 회사원 김모(38)씨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입주하자마자 부동산 중개업자로부터 7천만원을 얹어 줄테니 되팔라는 제안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해 분양한지 1년6개월이 지나도록 다팔리지 않고 있던 미분양아파트 52평형을 1억9천5백만원에 분양받았다. 싼맛에 분양을 받았는데 입주후 의외로 높은 시세가 형성돼 내집마련의 기쁨이 두배로 늘어났다.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미분양 아파트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입주시기가 가까운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곳도 적지않게 나타나고 있다.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됐던 일부 아파트는 분양 당시 인기가 가장 높았던 아파트보다 높은 수준의 웃돈이 붙는 ''역전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25일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해 4차 동시분양에 나와 미분양됐던 서울 마포구 염리동 LG빌리지 49평형은 2천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5차 동시분양에 참여해 예상밖의 미분양을 기록했던 구로동 삼성래미안 40평형 역시 2천만원대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3순위까지 미분양 물량이 남아 관계자들의 애를 태웠던 봉천동 벽산 파크타운 30평형은 3천만원선의 웃돈이 얹어져 거래되고 있다. 수도권 대형 아파트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00년 분양때 일부 물량의 분양이 이뤄지지 않았던 안산 고잔 택지개발지구내 52평형 대림 ''e편한세상''에는 입주가 시작되면서 7천만원선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부천 상동지구에서 지난해 분양됐던 서해 ''쌍뜨리아파트''는 5백만∼1천만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기록했으나 당시 평균 11대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인근 대우아파트보다 높은 프리미엄이 붙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분양당시 저평가됐던 미분양아파트들이 입주를 앞두고 실수요자로 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뱅크의 양해근 팀장은 "단기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았던 아파트들이 실수요자들에게 재평가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닥터아파트의 곽창석 이사는 "일부 미분양아파트의 경우 재평가를 받았다고 보기엔 지나치게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돼있다"며 "시세차익을 노린 단기투자자들이 미분양아파트까지 공략함에 따라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