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양자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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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뇌세포는 하나하나가 수천개의 세포로부터 신호를 받은 뒤 다시 수천개의 세포에 명령을 보낸다.
이런 병렬처리는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하게 하고 지적 능력을 축적시키는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실리콘을 소자로 쓰는 현재의 컴퓨터는 연산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한가지씩 일을 처리해 나가기 때문에 지능축적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정보를 초고속으로 병렬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가 등장한다면 인공지능이 가능해진다.
기술 선진국들은 인공지능을 갖는 ''꿈의 컴퓨터''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제2의 디지털 혁명을 몰고올 신병기'' ''21세기를 지배할 10대 기술의 하나''라며 연구개발비조차 비밀에 부치고 있다.
꿈의 컴퓨터 후보로 광컴퓨터 DNA컴퓨터 분자컴퓨터 등이 거론되지만 양자컴퓨터의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레이저나 무선빔을 팽이처럼 빙글빙글 도는 원자핵 집단에 쬐어줘 빔이 원자에 반사할 때 원자 회전을 튀기는 방법을 분석하여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게 한다.
1994년 미국 AT&T사 연구원 출신인 피터 쇼어(Peter Shor)가 양자정보이론을 발표한 후 수학자들은 양자컴퓨터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20년쯤 뒤면 실용화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있다.
정보의 병렬처리로 계산과정을 거꾸로 할 수도 있고 정보처리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슈퍼컴퓨터로 수백년이 걸릴 연산을 수초에 해치울 수 있다.
현재의 컴퓨터 정보망에 들어있는 모든 암호를 풀어내고 도청이 불가능한 통신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함병승 박사가 미국 공군연구소와 공동으로 고체결정에 빛을 가두었다가 재생시키는 실험에 성공, 양자컴퓨터 개발에 한걸음 다가섰다는 소식이다.
1년전 하버드대 연구팀이 기체 속에 빛을 가두는 데 성공했지만 그보다 실용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꿈의 컴퓨터 개발에 한국인이 참여하고 있고 일부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것은 경사가 아닐 수 없다.
허정구 논설위원 hu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