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프로의 벽은 높았다. 미국 PGA투어 사상 최연소 선수인 타이 트라이언(17)은 데뷔전인 피닉스오픈(총상금 4백만달러) 1라운드에서 최하위로 처졌다. 트라이언은 25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TPC(파71·길이 7천59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6오버파 77타를 기록하며 꼴찌에서 두번째인 공동 1백28위를 했다. 트라이언은 이날 추위와 강풍 속에서 드라이버샷 평균거리 2백93야드의 장타를 내세우며 1백% 페어웨이에 볼을 떨궜으나 그린 적중률이 50%에 그친데다 퍼팅이 난조(총 퍼팅수 32개)를 보였다. 더블보기 1개,보기 6개,버디 2개. 이번 대회에서 커트를 통과해 ''톱10'' 진입까지 노리던 그로서는 평생 잊을 수 없는 혹독한 신고식이었다. 트라이언은 경기 후 "페어웨이가 마치 좁은 골목길처럼 보였다"며 "오늘 일은 잊어버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경주(32·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1언더파 70타를 기록하며 마크 오메라(45) 등과 공동 38위로 스타트를 끊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최경주는 15번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주춤했다. 그러나 이후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며 18번홀에서 첫 버디를 잡은 뒤 3,9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최경주는 드라이버샷 평균거리가 3백야드에 달했으나 제대로 페어웨이에 떨어지지 못해 애를 먹었다. 그린 적중률은 83%로 괜찮았고 총 퍼팅수는 32개로 안좋았다. 현재 선두는 비교적 바람이 잔잔했던 오후에 출발한 스티브 플레시(35)로 7언더파 64타를 기록했다. 플레시는 아직 우승 경험이 없는 선수다. 더피 왈도프(40)가 1타차로 뒤를 잇고 있다. 연속 우승에 도전중인 필 미켈슨(32)은 버디 4개,보기 3개,더블보기 1개로 들쭉날쭉한 플레이를 펼친 끝에 1오버파 72타로 데이비스 러브3세(38)와 공동 62위에 머물렀다. 이날 짙은 안개로 경기 시간이 지연되면서 21명이 일몰로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데이비드 듀발(31)은 대회 개막 직전 ''개인적 이유''를 들어 기권하고 플로리다주 폰트베드라비치에 있는 집으로 떠났다. 대회 포기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듀발이 최소한 3주 정도 대회에 불참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