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쏘렌토의 가세로 국내 RV시장은 연초부터 격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미국처럼 시장이 세분화돼 있다면 SUV인 쏘렌토의 경쟁 차종은 많지 않다. 하지만 연료비 절감과 다목적성을 우선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을 감안하면 쏘렌트의 경쟁차종은 사실상 RV 전 차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쏘렌토의 출현은 워크아웃 상태에서 SUV 호조로 독자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쌍용자동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며 작년에 테라칸 출시로 SUV 라인업을 구축한 현대자동차에도 적지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올해는 쏘렌토 출시와 쌍용의 생산 확충 등으로 SUV시장의 수요가 작년보다 20%가량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쌍용차=올해 내수판매 목표를 전년(11만1천5백15대)보다 17%정도 늘려잡은 13만대로 늘려잡았다. 지난해 각각 3만5천2백대 및 3만8천9백대가 팔린 무쏘와 코란도의 판매추세를 꾸준히 이어가면서 작년 9월 출시이후 4개월만에 1만1천2백64대가 팔려나간 렉스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쌍용은 "대한민국 1%"로 정한 마케팅 슬로건이 고급형 SUV 수요층에 어느 정도 먹혀들었다고 보고 고객관리계좌(CRM)의 2차 시스템 구축을 상반기중 완료할 계획이다. 또 작년 11월에 라인업을 RE290 RJ290 RX290 RX320으로 확대하면서 기본 판매가격을 2천1백46만~4천14만원까지 확대함으로써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쌍용은 올해 렉스턴 판매목표를 4만8천대로 책정,쏘렌토에 전혀 밀리지 않는 실적 달성을 장담하고 있다. 현대차=올해 SUV부문에서 10만3천대 판매를 목표로 정했다. 다목적 지프에 갤로퍼,도시형 지프에 싼타페,고품격 SUV에 테라칸을 배열함으로써 차종별 타겟 마케팅이 가능해졌다. 각 차종별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고객 판촉행사를 강화하고 각종 동호회를 활용한 테마 이벤트도 모색하고 있다. 갤로퍼는 강점인 험로 주행성을 집중 홍보하고 싼타페의 경우 국내외에서의 호평과 양질의 브랜드 이미지를 판촉 수단으로 활용키로 했다. 작년 실적(2만5천대)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테라칸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4만대 이상을 판다는 계획이다. 특히 작년 8월말 출시된 배기량 2천9백cc에 1백50마력을 갖춘 "테라칸 2.9"를 앞세워 쏘렌토 렉스턴 등과 정면승부를 겨루겠다는 기세다. 회사 관계자는 "테라칸 2.9모델은 쏘렌토 2.5보다 배기량이나 최대출력에서 앞서 힘과 파워를 선호하는 고객들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자동차=레조 하나로 RV의 명맥을 잇고 있지만 올해 내수판매 목표는 작년(3만5천6백대)보다 48.8% 늘어난 5만3천대로 책정했다. 최근 RV시장의 구입고객 연령이 낮아지고 경제성을 추구하는 소비패턴이 확산됨에 따라 올 상반기중 실용성을 강조한 2003년형 레조를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 1백만명을 돌파한 서포터 회원들중 젊은 층을 레조 구매층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차량할인권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