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ㆍ일 월드컵을 앞두고 양국 연기자들의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에서 인기있는 일부 연기자들이일본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가 하면 일본의 한 신인연기자도 한국의 주간단막극에 출연, 시청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양국 연기자 교류의 가장 선두에 서 있는 인물은 한국의 인기 탤런트 윤손하.그는 지난해 가을 일본 NHK에서 방영된 「다시 한번 키스를」에 출연해 좋은 반응을얻은 데 이어 후지TV의 「파이팅 걸」에 일본의 톱스타 후카다 교코와 함께 주연으로 등장,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또 구랍 31일 NHK의 ''제야의 종'' 행사에 게스트로 참석, 화제를 모으기도 했으며 오는 3월 NHK가 제작할 한ㆍ일 월드컵 특집 프로그램 「윤손하의 한국기행」의진행자로도 발탁됐다. 지난해 「학교Ⅳ」와 「가을에 만난 남자」 등에 출연했던 탤런트 김윤경도 오는 2월 일본 시청자들 앞에 첫선을 보이며 일본내 한류열풍을 선도하게 된다. 김윤경은 아사히TV가 2월말 4부작으로 방송할 「결혼의 조건」에 주인공으로 등장해 일본의 인기 아이돌그룹 스마프의 멤버 이나가키 고로와 호흡을 맞춘다. 이 드라마는 한국과 일본의 남녀가 만나 문화와 역사의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에 이르는과정을 그리고 있다. 김윤경은 지난해 6개월여에 걸쳐 양국을 오가며 촬영에 임했다. 현재 MBC 주간단막극 「우리집」에 출연중인 후에키 유코는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연기자로 화제가 되고있다. 유민이라는 한국 이름을 갖고있는 그는 극중에서 주인공 우리(김재원 분)와 연인 사이인 차분한 성격의 청각장애인으로 출연하고 있다. 후에키 유코가 비록 말은 못하지만 예상외로 깊이있는 눈빛연기를 보여주자 이 프로그램의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에는 "두 사람의 애처로운 사랑에 가슴이저리다"는 의견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일본 기획사 스카이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후에키 유코는 2년 전 일본에서 개봉된 한국영화「8월의 크리스마스」와 「쉬리」에 감동을 받아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개봉한 일본영화 「호타루」에서여주인공 도모코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기도 했다. MBC와 TBS가 한ㆍ일 합작드라마로 제작중인 「프렌즈」도 양국 연기자 교류의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톱스타 원빈과 후카다 교코가 남녀 주인공을맡았기 때문. 「프렌즈」 또한 김윤경이 주연을 맡은 「결혼의 조건」과 마찬가지로두 나라 남녀가 국경의 장벽을 뛰어넘어 사랑을 일궈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오는 2월중 양국에서 전파를 탈 예정이다. CF 쪽에서의 연기자 교류도 드라마에 못지않게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본에서 가수 겸 탤런트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기무라 다쿠야는 한국에서 방영중인 모업체의 청바지 CF에 출연하고 있으며, 한국 탤런트 추상미와 한채영 등이 등장하는CF도 현재 일본에서 전파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국간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방송사들의 노력 속에 한일간 연기자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는 측면이 있지만,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대중문화 추가 개방과 뉴미디어 시대의 정착 등으로 인해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의 김영덕 연구원은 "양국간 연기자 교류는 상대국에 대한 정보와 이해의 폭을 자연스럽게 넓혀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며 "다만 교류에있어서 산업적인 이해관계가 지나치게 강조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탤런트 김윤경은 "일본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일본인들이 한국인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무수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한국 연기자들이 일본에서 책임감을 갖고 이러한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는데 일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vaida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