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와 엔화의 ''질서정연한(orderly) 동조화'' 움직임이 무너졌다. 엔화환율이 달러당 1백35엔에 바짝 다가섰지만 원화는 1천3백30원 안팎에서 주춤거린다. 원.엔 환율은 수출경쟁력의 마지노선이라는 ''1백엔=1천원''이 무너진뒤 9백80원대까지 추락했다. 당분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 엔 동조 끝났나 =원.엔 동조화가 무너진 것은 무엇보다 외국인 주식자금 탓이다. 그렇다고 엔화의 영향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엔 약세가 원화 강세를 어느 정도 제어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은행 이응백 외환시장팀장은 "지난 25일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가 4천억원에 달해 환율이 많이 내렸어야 했는데 2원90전 하락에 그친 것은 엔 동조 탓"이라고 진단했다. 외환당국은 원.엔환율 1천원선을 고수하기보다는 시장에 순응하며 ''결대로 친다''는 입장이다. ◇ 어디까지 갈까 =엔화환율은 일본기업들의 결산기인 오는 3월까진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도 3월말 달러당 1백26엔까지 치솟았다가 5월들어 1백19엔으로 하락했다. 중기적으로 1백40엔까지 간다는 의견과(도이체방크)과 1백30엔 밑으로 떨어진다는 의견(씨티살로먼스미스바니)이 공존한다. 1백40엔까지 간다면 한국 중국이 더이상 감내하기 힘든 한계상황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외환은행 이정태 딜러는 "1백35엔을 넘길 경우 원화는 지난해 이후 고점인 1천3백65원선을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