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대형주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업황 개선과 실적 호전 기대감이 강하게 반영되면서 매기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시세를 분출했던 중저가 대형주는 28일에도 증시를 달궜다. 대형주의 경우 중소형주에 비해 자본금(주식수)이 커 ''몸집''이 무거운데도 불구하고 대신증권 한화 대우인터내셔널 등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LG화학 기아자동차 현대중공업 등도 오름세가 돋보였다. ◇중저가 대형주 왜 오르나=상승 탄력을 받고 있는 중저가 대형주의 특징은 실적 호전 기대감이 높다는 것.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가가 핵심 블루칩 위주의 매매패턴에 벗어나 중저가 대형주를 사들이고 있는 것도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와 은행주(국민·하나·신한지주)를 제외할 경우 LG화학 대신증권 현대중공업 제일제당 기아자동차 삼성물산 등 중저가 대형주를 주로 사들였다. 전체적으로 매도세를 보인 국내 기관도 현대자동차 풍산 현대증권 동아제약 LGCI 기아차 호텔신라 등에 대해 매수 우위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상승가도''를 달리던 IT(정보기술) 관련주가 실적 및 경기 회복 논란과 단기 급등 부담 등으로 멈칫하면서 소외됐던 구경제권의 중저가 대형주로 관심이 옮겨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추가 상승 여력 있나=현대증권이 최근 상승세를 잇고 있는 주요 중저가 대형주 27개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과거(1992∼2000년)보다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인 주가수익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의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다는 뜻이다. 추가 상승 여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SK는 주가수익비율이 1.58배에 불과해 과거 9년간의 평균치(24.6배)는 물론 최저치(9.3배)보다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부제강의 주가수익비율(3.89배)도 과거 평균치(12.6배)보다 3배 이상 낮았다. 현대상선과 풍산의 주가수익비율은 4배 수준,SK케미칼과 동국제강은 5배 수준이었다. 현대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중저가 대형주 중 철강 유화 등 소재 관련주와 운송주의 상승세가 돋보인다"면서 "중저가 대형주 중에서도 실적 개선 여부에 따라 차별화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향후 전략은=무턱대고 주가가 낮은 대형주에 투자할 것이 아니라 업황 및 기업실적 개선 전망을 따져보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당분간 중저가 대형주 중심으로 순환매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업황 개선이나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이 개선되는 이른바 ''턴 어라운드(turn around)'' 종목으로 압축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