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 이후 급성장한 미국계 회계.컨설팅 업체 아더앤더슨 한국법인(이하 아더앤더슨)에 전.현직 고위 경제관료 및 국책은행장의 자제들이 대거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회사가 한국 정부와 국책은행, 금융사들의 용역을 대거 수주하면서 급성장했다는 점에서 고위 인사들의 도덕적 해이 또는 이익상충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관련부처와 컨설팅업계에 따르면 김진표 재경부 차관의 아들, 강봉균 전 재경부장관의 딸 등이 현재 아더앤더슨 한국법인에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아더앤더슨의 기업금융분야 등을 담당하고 있는 아더앤더슨GCF에서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의 큰 아들도 아더앤더슨에서 근무하고 있다. 진념 장관의 둘째 아들도 지난해 아더앤더슨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 이정택씨는 지난해 말까지 아더앤더슨GCF의 고문으로 있었고 이용근 전 금융감독위원장도 최근 아더앤더슨코리아의 상임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관련업계는 아더앤더슨이 정부나 공적기관으로부터 구조조정 관련 용역을 대거 수주하는 과정에서 이들 유력 인사의 자녀들과 고문단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아더앤더슨은 현재 컨설팅업체인 아더앤더슨코리아, 기업금융을 담당하는 아더앤더슨GCF, 회계법인인 안진회계법인 등이 있으며 이들은 모두 유한회사로 경영 상태에 대한 공시의무가 없어 매출액 등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아더앤더슨은 한국 경제가 IMF 사태에 들어간 이후 한국 정부의 재정분야 컨설팅, 예금보험공사 및 자산관리공사의 해외채권 매각 등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급성장해 왔다. 특히 99년 대우 워크아웃을 위한 실사를 시작으로 대우자동차 오리온전기 등 산업은행이 주거래은행으로 있는 기업의 매각 및 컨설팅을 도맡아 왔다. 한편 아더앤더슨의 경영전략 담당 고문인 백용호씨가 현재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원회 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는 등 관련 인사들의 이익상충(Interest Conflict)가능성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