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바이오혁명] 유전자치료연구 産.學 불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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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연구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유전자치료였다.
그러나 질병을 치료하는 유전자를 환자의 염색체에 집어넣는다는 개념은 훌륭하나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유전자연구에서 나온 결과를 토대로 재응용한 단백질의약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유전자치료가 직접적인 성과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하더라도 이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시행착오는 바이오연구가 지금처럼 실용성과 상업성을 확보할수 있게 만든 밑바탕이 됐다.
의학자들은 또 유전자치료야말로 여전히 가장 부작용이 없고 치료결과가 완벽한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국내서는 주로 바이러스를 유전자운반체(벡터)로 삼아 진행성 암이나 심혈관계 질환을 치료할 목적으로 유전자치료가 연구되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소의 김연수 박사는 레트로바이러스를 이용해 암세포가 새로운 혈관을 뻗어내어 정상세포의 영양분을 빨아먹도록 도와주는 유전자를 억제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다.
이 연구소의 임동수 박사도 아데노바이러스를 사용,면역력을 조절하는 사이토카인의 유전자요법을 연구하고 있다.
성균관대 의대는 이제호 교수가 p53유전자를 이용한 난소암 치료,박찬형 교수가 인터루킨-12 유전자로 악성흑생종 치료,김덕경 교수가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를 이용한 말초혈관폐색성질환 치료를 각각 연구하고 있다.
또 국립암센터 김창민 교수가 간암,서울대 허대석 교수가 대장암,연세대 이현철 교수가 당뇨병 등에 대한 유전자치료법을 개발,해외 주요학술지에 발표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유전자치료를 연구하는 주요 바이오벤처는 바이로메드를 비롯해 메디코룩스 벡터코어에이 등이 활약하고 있다.
바이로메드는 서울대 생명공학부 김선영 교수가 창업한 회사로 신규 리트로바이러스 벡터를 생산하여 해외특허를 취득했고 피가 통하지 않아 발이 썩는 허혈성 족부질환 등의 유전자치료를 개발,금년초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메디코룩스는 비(非)바이러스성 유전자 운반체를 연구 생산하는 바이오벤처다.
벡터코어에이는 생명공학연구소 김연수 박사가 이끄는 유전자치료 및 세포치료법을 연구개발하는 전문벤처다.
외국에서의 유전자치료는 암 64%,선천성 유전질환 13%,에이즈 등 감염성 질환 8% 등의 비중으로 연구되고 있다.
이중 가장 널리 시행된 것은 헤르페스 자살유전자를 이용한 뇌종양 치료법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유전자치료는 의미있는 임상적 치료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런 한계에 부닥친 유전자치료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결할 과제가 있다.
첫째는 질병치료와 관련된 적절한 유전자가 확보돼야 한다.
둘째는 우수한 유전자 운반기법을 개발해야 한다.
셋째 동물을 대상으로 전(前)임상실험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완벽하게 입증돼야 한다.
이중에서도 목표세포에서 치료에 필요한 충분한 유전자가 발현되도록 하는 유전자 운반법이 가장 어려운 문제가 되고 있다.
유전차치료는 처음에 기대했던 것과 달리 아직까지는 분홍빛 미래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획기적 항암제 "글리벡"은 유전자치료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언젠가는 획기적인 유전자치료법이 나와 질병을 걱정하지 않는 세상으로 인도할 것이라는게 의학자들의 확고한 신념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