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바이오혁명] 생물정보학 '포스트게놈'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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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정보학(바이오인포매틱스)이 포스트게놈 시대를 이끈다.
생물정보학이 유전자 연구에 승부를 결정짓는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생물정보학은 생물학 연구에 의해 생산된 데이터를 컴퓨터에 저장, 분석하는 학문.
생물학 전산학 수학 등이 모두 포함된 광범위한 분야다.
휴먼게놈프로젝트를 통해 밝혀진 인간 유전자지도에서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 질병치료와 생명의 신비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최근 인간유전자에 대한 정보가 쏟아져 나오면서 생물정보학이 바이오 분야의 주목받는 학문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휴먼게놈프로젝트는 사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인간 유전자지도를 만들었다는 것은 엄청난 사건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는 생물정보학에 달려 있다고 할수 있다.
유전자지도를 분석해 유전자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밝혀 냈을때 진정한 의미에서 휴먼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되는 것이다.
생물정보학은 치열한 유전자 특허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서둘러야 할 분야다.
이미 미국이 한국에 유전자 특허를 출원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점이 많다.
시간 싸움에서 지면 영원히 낙오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문희 바이오벤처협회장은 "반도체가 IT산업에 필수적인 것처럼 생물정보학은 BT산업의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며 "질병 유전자를 밝혀내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을 비롯해 유용한 유전자를 발굴하고 신약을 개발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생물정보학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해 10월 인간유전체를 국가차원에서 총괄하기 위한 국가 유전체정보센터가 출범했다.
국가 유전자정보센터는 연구소들이 따로 갖고 있는 유전체 정보를 체계화해 효율적으로 관리 분석하고 첨단정보를 국가 차원에서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미국이 지난 88년 국립보건원(NIH) 산하에 유전체 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생물정보센터(NCBI)를 설립한 것에 비하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NCBI는 휴먼게놈프로젝트의 정보 통합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유럽에서는 지난 92년 영국 케임브리지에 유럽생물정보센터(EBI)가 설립돼 유전체와 단백질체 서열에 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관리하고 있다.
이웃 일본도 지난 95년 유전체 연구를 위한 생물정보센터(CIB)를 세웠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도 지난해 11월 보고서를 내고 국내 생물정보 DB 구축이 크게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생물정보 관련 소프트웨어 대부분을 수입해 쓰고 있어 국내 상황에 맞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국가 유전체정보센터 허철구 선임기술원은 "생물정보학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우수한 인재 양성"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생물정보학 전문가는 30명 남짓.
거대한 규모인 유전체를 연구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허 기술원은 "생물정보학은 단순한 지원분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며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우수한 인재가 많이 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동일한 유전자지도를 갖고 유용한 정보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은 실력있는 인재"라며 "연구시설은 필요할 때 바로 마련할 수 있지만 전문 인력은 멀리 내다보고 육성하지 않으면 쉽게 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