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는 올 하반기부터 상승추세로 반전될 것으로 전망됩니다.하지만 매우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경기가 살아날 것입니다.미국경제 회복이 본격화되면 세계경제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입니다" 2002년도 경제전망 세미나를 위해 최근 방한한 산지트 마이트라 베스트도이체란데스방크(WDLB) 국제금융시장연구소장은 올해 세계경제를 이같이 예측했다. 그는 "동남아국가들의 산업생산이 3개월 전 바닥을 치는 등 아시아지역은 뚜렷한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산업생산은 하락세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올 2·4분기를 지난 후 하반기부터는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조짐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트라 소장은 "미국경제는 최근 각종 지표가 일시적으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회복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공급측면,특히 생산 재고 설비가동률 등이 오름세로 돌아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경기가 회복세를 타더라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 연말까지는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는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지역의 경제전망과 관련,마이트라 소장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 주요 국가의 경우 아직 경기가 바닥을 지났다는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유럽국가 가운데는 프랑스가 가장 먼저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침체에 빠져있는 독일은 올 2·4분기부터 조금씩 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아시아국가 가운데 가장 강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성장의 기반을 전자제품 한 분야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국내 수요가 어느 정도 뒷받침될지 아직 예측하기 이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경제의 회복속도가 더딜 경우 한국의 경제회복도 상당히 늦춰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의 엔화 약세와 관련,마이트라 소장은 "일본의 수출가격 경쟁력에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일본경제의 근본적인 경쟁력 향상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트라 소장은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바클레이즈은행 UBS 등을 거쳐 1996년부터 WDLB의 국제금융시장 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글=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