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을 아우르는 신당 창당 움직임이 급류를 타고 있다. 민주당 자민련 민국당 등 3당의 핵심 인사들이 합당 수준을 뛰어 넘어 새로운 당을 만드는 작업을 공개적으로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김대중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29일 단독 회동을 가질 예정이어서 ''DJP 신당''이 조만간 구체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DJP 무슨 얘기 나누나=지난해 7월 이후 6개월여만에 이뤄지는 이번 회동은 형식적으로는 김 대통령과 야당 총재가 정국 현안을 놓고 폭 넓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이와 관련,김종필 총재는 28일 "현직 대통령이 만나자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면서 "그쪽에서 먼저 화제가 나오겠지.최근 걱정스런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에서 정계 개편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두 사람이 이번 회동을 통해 정치판의 큰 그림을 다시 그릴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회담 결과에 따라 거대 야당인 한나라당에 맞서는 ''DJP신당''이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신당 창당 성사될까=민주당 정대철 고문과 중도개혁포럼 회장인 정균환 의원,자민련 조부영 부총재,민국당 김윤환 대표는 2월 중 신당을 창당한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접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명분은 ''대통합을 통한 개혁정권 재창출''이고,그 연결고리는 내각제 개헌이다. 이에 대해 정균환 의원은 "민주화세력과 개발세력 간의 이념적 갈등과 영호남의 지역갈등 등 분열적 구도를 화합적 정치구도로 바꾸는 것은 정치인의 사명"이라며 "그것을 누가 반대할 수 있겠느냐"고 범여권 신당 창당 추진을 기정사실화 했다. 범여권 결집에 적극 나서고 있는 김한길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이인제 한화갑 상임고문 등 4∼5명의 대선주자를 포함,20여명의 의원과 만나 신당 창당의 필요성을 적극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대철 상임고문도 이수성 이기택 김상현 유인태씨 등 과거 민주화세력과의 접촉에 나섰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정치사정상 신당 창당의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당장 민주당과 자민련 내부의 반발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노무현 김근태 김중권 정동영 고문과 당내 개혁세력이 정체성 및 지역구도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합당에 찬성하고 있는 이인제 고문도 이날 MBC TV 토론에서 "내각제를 고리로 한 통합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오춘호·이재창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