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서 떨어져 나온 분사기업들 가운데 "알짜 회사"를 가끔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일류 대기업에서 분사된 제조업체들은 연구개발 및 생산관리등에서 "경쟁력"을 받아 나올 수 있어 상대적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코바스전자(대표 김호철)는 삼성전기로부터 떨어져 나와 성장한 중소기업이다. 주력품목은 위성방송수신기와 케이블TV컨버터이다. 위성방송수신기는 위성방송을 수신하는 전자제품으로 보통 셋톱박스라고 불린다. 케이블TV컨버터는 케이블방송을 보기 위한 필수 장비다. 한국엔 위성방송수신기와 케이블TV컨버터 제조업체가 20여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호철(51) 대표는 "우수한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할 수 있는지 여부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경쟁으로 인해 가격이나 마케팅방식에서의 아주 작은 차이로도 제조업체간 희비가 교차하는 상황이 셋톱박스시장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코바스전자는 1996년 여름 삼성전기에서 분사했다. 당시 삼성전기 "분사 1호"로 기록됐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마케팅은 삼성전기의 "지도"를 받았다. 코바스전자는 셋톱박스나 컨버터를 생산하는데에만 신경쓰면 됐다. 지난해 10월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마케팅까지 코바스전자가 모두 진행하는등 "완전 독립"을 한 것이다. 김대표는 "원자재 구매에서 생산을 거쳐 마케팅까지 연결됨으로써 코바스전자 입장에선 영업실적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맞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업무가 예전보다 복잡해졌지만 그 댓가로 보다 우수한 실적을 낼 수 있는 호기를 잡았다는 얘기다. 코바스전자는 당분간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마케팅 전략을 지속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위성방송수신기 시장이 단기간에 급팽창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시장이 커지더라도 제조업체간 경쟁이 치열해 마진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게 코바스전자 영업팀의 예측이다. 코바스전자는 굵직한 해외 구매선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기 시절부터 친밀한 관계를 맺어온 우량한 거래처들이다. 미국의 호텔 케이블TV 설치관리회사인 랏지넷,중동지역의 대형 종합무역상사인 유로스타,터키의 종합가전메이커인 BEKO,북아프리카지역 시장을 선점한 튀니지 가전회사인 ABS등이 코바스전자의 고객이다. 김 대표는 "원가경쟁력이 충분하고 첨단 품질 검사장비도 갖추고 있어 해외 시장 확대는 시간 문제"라고 장담했다. 이에따라 코바스전자는 올해 영업실적이 비약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코스닥 진입 준비를 병행할 방침이다. CEO는 삼성전기 출신=김호철 대표는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그룹에 들어가 주로 전기와 전자에서 일했다. 생산관리 분야에서 경력을 많이 쌓았으며 삼성전기 경영지원팀 임원까지 지냈다. 1996년 7월 퇴직하면서 코바스전자의 대표를 맡았다. 김대표는 "셋톱박스 업종에서는 효율적인 생산관리가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외영업 보강에 주목=코바스전자는 제품 설계와 생산관리에선 "우등생"으로 분류될 수 있다. 아날로그는 물론 디지털 제품 기술력도 갖추었다. 앞으로 해외시장을 계속 확대해나갈 수 있을지 여부가 기업 성장의 변수로 분석되고 있다. (031)213-1940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 [ 회사개요 ] 설립=1996년 7월 업종=전자제품 제조.판매 자본금=6억원 매출액(2001년 추정치)=1백20억원 순이익 추정=4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