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한국을 빛낸 발명인"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발명왕"... 19년동안 음이온 공기청정기 개발에 몰두해온 (주)청풍의 최진순 회장(62)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최 회장은 세계 최초로 국제발명품대회에서 환경.의료부문 8회 연속 금상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워 기네스북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96년 발명의 날에 국무총리상을 받은 것을 비롯 2000년엔 신지식인으로 뽑혔고 20세기를 빛낸 발명인 대상을 받았다. 그는 87년 처음으로 특허를 출원하기 시작,현재 40여건의 등록된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고 50여건의 지식재산권을 출원중이다. 청풍의 실력은 IMF 외환위기 때 확실하게 증명됐다. 매출과 순익이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이는 "위기가 곧 기회"라는 신념으로 기술개발과 한우물파기식 경영에 몰두한데 힘입은 결과였다. 주변에서는 "이제 이만큼 성공했으니 건강도 관리하면서 쉬엄쉬엄 일하라"고 권한다. 그러나 최 회장은 "아직까지 할 일이 많이 남았다"며 잘라 말한다. 최 회장의 일에 대한 의욕이 강한만큼 청풍이 만드는 공기청정기의 인기도 계속되고 있다. 국내외 주문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할 정도다. 하지만 최 회장은 공장을 증설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제품을 막기위해 수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수입품이 들어와 망해서 나가는게 바로 공기청정기 분야입니다" 내수가보다 싸게 수출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그가 음이온 공기청정기를 개발하게 된데는 사연이 있다. 최 회장의 집안은 예전부터 섬유공장을 했다. 한양대에 진학한 그는 집안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섬유학을 전공하게 됐다. 대학 재학시절부터 섬유공장을 운영하기 시작,성공한 청년 사업가가 됐다. 그러던 그에게 시련이 닥쳤다. 당뇨병이 악화돼 중풍에 걸리면서 반신불수가 된 것이다. 그래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아끼던 후배에게 섬유공장을 넘기고 절치부심하던 최 회장에게 또 한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당뇨로 요양중인 그를 찾아온 일본 바이어들로부터 뜻밖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일본 바이어들은 "자연속의 음이온이 건강을 회복하는데 최고"라며 "산에 올라가 음이온을 마음껏 마시라"고 권유했던 것이다. 최 회장은 음이온을 인공적으로 발생시키는 연구를 시작했고 결국 음이온발생 공기청정기를 상품화하는데 성공했다. 공기청정기 분야를 고집하면서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92년에는 거래업체에서 받은 어음때문에 부도를 맞았다. 그러나 돈을 달라고 그를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최 회장이 사업을 하면서 쌓아온 정직성이 채권자들에게 강한 신뢰를 주었기 때문이다. 부도를 계기로 최 회장은 더욱 더 음이온발생 공기청정기에 몰두했다. 결국 빚을 모두 갚는데 성공했다. 최 회장은 독특한 판매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대리점을 통해 팔지않고 대부분 통신판매를 하고 있다. 그는 "대리점이너무 많은 중간이득을 취하는 것을 막아 소비자들이 저렴하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제라인을 없애고 직원 한사람 한사람이 사장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할 수 있도록 소사장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독특한 판매방식과 제도는 최 회장이 기업 경영의 최고 덕목으로 꼽는 "정직"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는 "정직을 좌우명삼아 40여년을 기업인으로 뛰다보니 내부고객인 직원들은 물론 외부고객인 소비자와 거래업체 등으로부터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02)652-7007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