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정유사 換관리 대폭강화 .. KAL 통화스와프로 엔화부채 비중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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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시장에서 엔저 추세가 가속화되고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면서 수출 비중이 높거나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특히 과거 환율 상승기에 거액의 환차손으로 몸살을 앓던 항공사와 정유사들은 선물환이나 통화스와프를 통해 편중된 외화수급 구조를 개선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21억달러 가량의 외화부채를 갖고 있는 대한항공은 올 상반기 중 엔·달러 통화스와프를 통해 달러화 부채를 줄이고 엔화 부채를 늘릴 계획이다.
스와프 규모는 미 달러화 기준으로 3억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와프방식은 현물시장에서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산 뒤 선물시장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매매를 하는 것.
회사 관계자는 "외화 수급구조로 볼 때 달러화는 연간 9억달러 정도가 모자라고 엔화는 5백억엔 정도가 남는다"며 "엔저 시기에 약세통화인 엔화를 팔아 강세통화인 달러를 사들일 경우 외환관련 금융비용을 상당폭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하반기 중 갑작스러운 환율 상승으로 곤욕을 치렀던 정유사들도 선물환 거래 등을 통해 환리스크를 헤지(제거)하는 데 나서고 있다.
그동안 외환 현물시장에서 단기적으로 원유 구입 대금을 조달하던 정유사들은 작년 말 이후 5억달러 상당의 선물환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기간은 1∼3개월짜리가 대부분으로 다음달 원유 도입분까지 헤지를 겨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유사들은 이와는 별도로 외화자금의 흐름을 통화·만기별로 일치시켜 환리스크를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매칭'',환율 전망에 따라 외화자금 결제 시기를 앞당기거나 지연시키는 ''리딩(leading) & 래깅(lagging)'' 등을 통해 환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조선 전자 자동차 등 수출주력 업체들은 현재 환율을 중장기 고점으로 보고 단기 선물환 매도에 치충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을 최고 1천3백50원까지 보고 있지만 현재 환율(1천3백10원대)에서도 충분한 이익을 얻을 수 있어 선물환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측도 "올해 경기회복 가시화와 함께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확대로 환율이 1천2백원대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예측에 따라 매도 포지션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매출 중 70% 이상이 외화로 들어오는 조선업체도 선물환 거래를 늘리고 있다.
선박대금이 수주계약 후 2∼3년에 걸쳐 4∼6번씩 나뉘어 들어오기 때문에 현재 환율 수준에서는 선물환 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넷포지션(조선 기자재 구매대금 등 지출될 달러와 중도금 및 잔금 등 향후 유입될 달러의 차액)의 60%내 범위에서 헤지를 했으나 올해부터는 60% 이상으로 헤지 폭을 확대했다.
조일훈·김태완·김홍열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