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광종시대를 다룰 대하사극 ''제국의 아침'' 촬영을 위해 방북했던 KBS 드라마 제작팀이 백두산을 배경으로 타이틀 화면과 1·2회 방송분의 일부를 촬영하고 29일 서울로 돌아왔다. 7박8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이날 서울로 돌아온 KBS 방북단은 "지난 25일 백두산 천지에 도착해 왕건의 둘째아들인 정종(최재성)과 셋째아들인 광종(김상중)이 호연지기를 키우는 장면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방북단은 평양 을밀대 부근,백두산의 겨울 전경,평양 모란봉 등의 장면도 촬영했다. 안영동 KBS드라마 제작 주간은 "북한측이 앞으로 ''제국의 아침'' 촬영이 백두산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면서 "북측과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되면 시청자들에게 백두산의 사계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6명으로 이뤄진 방북단 중 ''제국의 아침'' 출연진은 탤런트 김상중 최재성 등 10명 정도였다. 지난 22일 평양에 도착한 이들은 바로 다음날 백두산 근처로 갔으나 기상 상태가 나빠 백두산 천지 촬영은 이틀 뒤인 25일 이뤄졌다. 천지 촬영은 안영동 주간,탤런트 최재성과 김상중,촬영과 분장 담당 등 5명에게만 허락됐다. 이들은 천지 8㎞ 전인 백두교까지 헬기를 타고 간 후 고산 등반에 필요한 복장을 갖추고 촬영장비들을 손수 운반했다. 촬영 때는 기상 상태가 좋았으나 하산해야 하는 날 갑자기 눈보라가 몰아쳐 7시간 동안 헬기를 기다렸다. 탤런트 김상중은 "침낭이나 텐트조차 없이 눈보라 속에서 헬기가 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천지에서 6∼7분 분량의 네 장면을 촬영했다. 이들 장면은 오는 3월2일 첫방송되는 ''제국의 아침'' 1·2회분에서 볼 수 있다. 한편 방북단 중 홍성규 특임본부장과 김한곤 PD는 아직 평양에 남아 북측과 방송교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