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R&D(연구개발)투자를 강화한다" 포항제철의 R&D투자 기본전략이다. 모두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시기가 오히려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인력과 자원을 R&D부문에 집중 투입,새로운 제품과 가치를 창출하고 기술력과 고객서비스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철강불황을 경쟁력 상승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다. 이같은 의지는 포철의 R&D투자 추이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철강경기가 악화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R&D투자비는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 98,99년 1조1천~1조3천억원대였던 규모는 2000,2001년 1조7천~1조8천억원대로 늘어났다. 긴축경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올해도 R&D투자비는 1조7천8백30억원이나 책정했다. 포철의 R&D는 포스코기술연구소 포항공과대학교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을 삼각축으로 하는 산.학.연 협동연구개발체제다. 포항공대는 철강 기초연구를,포항산업과학연구원은 비철강분야의 장기적인 연구를 수행한다. 포스코기술연구소는 이 두 부문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첨단 철강제조 공정기술과 고부가가치 신제품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포스코기술연구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철강전문 연구소로 연구원 2백7명,기술 및 지원인력 2백29명 등 총4백36명으로 구성돼 있다. 포항과 광양지역에 제선,제강,후판선재,박판,표면처리,스테인레스,계측제어 등 7개부문의 전문 연구그룹과 2개의 연구기획 및 지원그룹,그리고 자동차강재 연구센터를 두고 있다. 포철은 세계 철강업계가 통합화와 대형화라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는데다 보호무역주의가 거세지고 있어 끊임없는 연구개발만이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당장 2006년까지 중기 기술개발계획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기 기술개발계획은 제품의 고품질,고부가가치화를 위한 기술,원가경쟁력 비교우위 유지를 위한 저원가 기술,고객중심의 마케팅을 지원하는 철강제품 이용기술,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한 경제적 환경친화 기술,차세대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포스코형 혁신 철강공정 상용화 기술 등 크게 5개 기술개발 전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자동차용 강재개발과 가공기술 연구에 역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8월에 자동차강재 연구센터를 이미 개설했으며 올해는 광양에 자동차강재 연구 실험동을 완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객사와 제품개발 초기단계부터 공동으로 연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토탈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사와의 파트너쉽을 한층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 가동목표로 차세대 제선기술인 파이넥스(FINEX)공정개발을 완성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파이넥스 공정은 분말상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그대로 사용해 선철(銑鐵)을 제조하는 혁신적인 신기술이다. 기존 용광로에 비해 원가를 대폭 줄일 수 있고 환경친화적인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 공정은 현재 시험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후 상용화 규모의 시험설비(데모 플랜트)를 건설중이어서 세계 최초로 상업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포철은 파이넥스 공정개발을 통해 치열한 원가경쟁이 벌어지는 세계시장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고 신기술의 선점으로 이 기술의 해외판매 등 기술력의 우위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포철이 세계 철강업계중 가장 생존력(Sustainability)이 강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R&D노력 때문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