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신탁회사들이 주가급락을 틈타 대량 매수에 나섰다. 30일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 등으로 종합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투신권은 8백2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틀 연속 순매수다. 특히 이날은 주가지수선물까지 순매수,지수가 당장 추가 하락하기보다는 반등을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지수가 반등하더라도 전고점을 뚫어내고 상승 추세로 다시 돌아서기보다는 횡보세를 이어가는 기간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가매수에 나선 투신=이날 외국인이 현물과 지수선물에서 동시에 ''팔자''에 나선 것과 달리 투신권은 양 시장에서 모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현물에서 8백11억원,선물에서 9백4억원 등 총 1천7백1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양유식 LG투신운용 주식팀장은 "조정을 기다리던 투신사들이 지수급락을 틈타 저가매수에 나선 결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상수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는 "그동안 조정을 예상하고 선물매도헤지를 걸었던 투신사들이 이날 예상보다 지수 낙폭이 커지자 반등을 예상하고 선물을 환매수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물주식의 경우 공격적인 매수세가 아니라 외국인이 던지는 대형 우량주를 저가에 받아가는 소극적인 매수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완연한 조정국면=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삼성전자 등 대형주에서 시작해 최근 코스닥의 주변주까지 이르는 한 차례의 순환매가 이어졌고 4개월 연속 양봉출현,경기회복신호에 대한 시장의 둔감한 반응 등 조정여건은 거의 완벽하게 갖췄다"고 말했다. 한상수 펀드매니저는 "시장참여자 대부분이 조정을 기다리고 있는 시점에서 주도세력인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섬에 따라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됐다"면서 "당분간 조정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가격조정보다 기간조정=펀드매니저들은 대부분 추가적인 급락세보다 기간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대표는 "경기회복세와 국내수급 여건 개선 등을 미뤄보면 큰 폭의 가격조정보다는 기간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경제의 경기회복 및 기업실적 호전 속도가 미국보다 훨씬 좋기 때문에 미국 증시의 영향권에서 다소 벗어나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있는 740선 부근에서 1차 지지를 테스트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석규 대표는 "대기 매수세가 적지 않게 포진돼 있어 지난번 조정처럼 이동평균 20일선이 1차 지지선이 되겠지만 외국인 매도공세 여부에 따라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주가 추이를 봐가며 분할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