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은행들은 1년 이하 단기·중기 외화차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년 초과 장기 차입은 크게 줄었다. 특히 1년짜리 중기 외화차입은 한빛, 조흥은행 등 신용등급이 낮은 비우량 금융기관들에서 많았으며, 오는 3∼4월중 만기가 집중된다. 이에 따라 외환감독당국은 일시에 과도한 외화자금 차입으로 차입가산금리가 상승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차입수요 분산을 유도할 방침이다. 31일 금융감독원은 "2001년 하반기중 금융기관 외화차입 동향"을 통해 국내 11개 시중은행 기준 단기 외화차입 자금규모는 74억7,000만달러로 전년대비 4억9,000만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장기 외화차입 규모는 71억8,000만달러로 전년보다 48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그러나 이중 1년짜리 중기 외화차입은 49억3,000만달러로 5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특히 1년짜리 외화차입 비중은 68.7%로 전년대비 32%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1년 초과 장기 차입은 22억5,000만달러로 전년보다 53억7,000만달러나 감소, 비중이 31.3%로 크게 줄었다. 금감원은 지난 IMF 당시 단기외채의 중장기 전환자금의 전액 상환에 따라 중장기 외화차입 규모가 크게 줄었으나 이를 갚기 위한 환매조건부 차입 등으로 1년짜리 차입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환매조건부 차입은 미국의 재정증권이나 일본의 국채 등 우량 채권을 담보로 해서 차입하는 것으로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은행들이 주로 이용했다. 한빛은행이 9억6,000만달러, 조흥은행은 5억3,000만달러를 차입했다. 1년짜리 중기 외화차입액 중 오는 3월에 8억6,000만달러, 4월중에는 9억8,000만달러 등 약 20억달러 가량이 3∼4월에 만기가 집중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IMF 외환위기 당시 금리가 높았던 중장기 전환자금에 대해 지난해 저금리 차입을 통해 전액 상환했다"며 "외화차입여건이 개선되고 차입금리도 낮아지고 있으나 일시적인 자금수요로 차입금리가 높아지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회복으로 외화수요 증가, 일본 금융불안 모니터링 강화 = 금감원은 올해 경기회복 등으로 차입수요가 다소 증가하는 가운데 차입가산금리 하락, 유동성 사정 호조 등 차입여건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본의 금융불안과 위기설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 공급원으로 적극 기능한 일본계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본의 금융불안이 지속되고 3월 결산에 따라 국내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며 "아직까지 회수 움직임은 없으나 향후 일본의 금융상황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가신용등급 상승과 국내 우량 금융기관들의 신용등급 상향 등으로 차입여건과 가산금리가 하락했다. 또 우량은행과 비우량은행간 가산금리 차이도 축소되고 있다고 금감원은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