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에 매각, 인피니언과 제휴, 독자생존'' 하이닉스반도체가 세 갈래 갈림길에 섰다. 각각의 경우 채권단과 주주, 그리고 하이닉스의 득실은 어떻게 될까. 마이크론에 매각될 경우 상대적으로 득을 보는 곳은 채권단이다. 35억~40억달러 선에서 매각대금이 결정된다면 채권단은 이중 해외부채 상환몫인 10억달러를 제외한 25억~30억달러를 받게 된다. 이 돈은 국내 금융회사들의 부채 5조원을 갚는 데 쓰일 예정이다. 5조원 중 남는 부채는 탕감 등의 채무조정을 할 계획이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빌려준 돈 중 65~80% 가량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이다. 반면 하이닉스는 주력 분야인 메모리사업 분야를 마이크론에 넘기게 돼 비메모리 분야만 남게 된다. D램사업의 위험은 덜게 되지만 비메모리 사업만으로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낙관할 수 없다. 마이크론에 적극적인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마이크론이 요구하는 대로 자산을 매각하고 부채를 상환하면 재무구조는 개선될 전망이다. 신설법인의 주식을 일부 보전받겠지만 충분한 손실보전이 될지는 미지수다. 협상이 결렬되고 독자생존의 길을 갈 경우는 정반대의 현상이 예상된다. 채권단은 추가로 1조원의 시설투자비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후 가격 변동에 따른 운영자금 등 신규자금 지원 부담도 여전히 안아야 한다. 물론 영업이 호전될 경우 채권단의 부담은 줄겠지만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일단 단기적으로 자산 매각에 따른 사업위축 우려는 덜게 된다. 향후 영업성과에 따라 주식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마지막으로 인피니언과 제휴할 경우는 그 제휴 내용에 따라 득실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경제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인피니언의 슈마허 CEO는 "인피니언은 라이벌을 매수한 후 불필요한 공장을 폐쇄하는 마이크론과는 다르다"며 "협력을 통해 상호 기술력과 경영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어도 자산매각 방식은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