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현재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는 52조1천억여원으로 국민총생산(GNP)의 14.3%에 달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노기성, 김동준 연구위원은 31일 ''지하경제 규모의 추정과 정책과제''란 보고서에서 부가가치세 탈루규모 추정법을 사용해 이같이 분석했다. 두 연구위원이 사용한 방법은 GNP에서 부가가치세 탈루비율 만큼을 지하경제로 간주하는 협의의 지하경제 계산법이다. 연구위원들은 부가세 탈루비율이 80년 14.9%(2천5백66억원), 85년 19.2%(6천8백83억원), 90년 13.9%(1조1천2백59억원), 95년 14.3%(2조4천4백31억원)에 달했다고 추정했다. 이 비율을 각 연도별 GNP에 적용, 지하경제 규모를 산출한 결과는 80년 5조3천7백65억원, 85년 15조3백17억원, 90년 23조7천4백67억원, 95년 52조1천1백18억원이었다. 연구위원들은 이 추정치가 최소치이며 넓은 의미의 지하경제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하경제는 소득분배 구조의 왜곡, 근로의욕의 감퇴, 경제성장의 감속, 재정수입의 감소, 과세의 불공평 등의 문제를 불러 일으킨다"고 지적하고 △규제 완화 △조세제도 간소화 △낮은세율 유지 △기업세무회계의 투명성 확보 등을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