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은 1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의회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악의 축'을 이루는 나라라고 지목한 것과 관련,"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북·미관계가 급속히 악화돼 한반도 정세가 긴장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부시의 '악의 축' 발언은 사실상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면서 "미국의 무모한 군사적 압살 기도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침략자들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했다. 성명은 또 "근래의 북·미 관계에서 미국 대통령이 직접 정책연설을 통해 주권국가인 우리나라에 이처럼 노골적인 침략 위협을 가한 적은 없다"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나라들을 테러와 억지로 연관시켜 힘으로 압살하려는 위험천만한 기도를 드러냈다"고 공격했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와 조지아주 애틀랜타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과 이란 이라크에 대해 대량 살상무기를 손에 넣지 말 것을 재차 경고하고 다른 나라들에 자신의 입장을 지지해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에번스 리비어 주한 미국공사는 1일 오전 외교통상부를 방문,"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에도 불구하고 북·미대화를 조속히 재개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설명을 했다고 당국자가 전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