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런던 항공노선 배분을 둘러싸고 건설교통부와 대한항공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건설교통부가 운수권을 이미 아시아나항공에 내정한 채 대한항공을 들러리로 세우고 있다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건교부는 지난해 영국과의 항공회담에서 확보한 인천∼런던간 주3회 운수권에 대해 4일까지 양 항공사로부터 운항계획을 접수받아 조기 배정할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건교부 인사가 이번 런던노선을 아시아나측에 주기로 했다는 뜻을 내비쳤다"며 "지난해 8월 인천∼도쿄 주21회 노선권을 아시아나에 몰아준데 이어 이번 런던노선마저 넘겨줄 경우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규 노선의 경우 일년에 두 차례로 나눠 한꺼번에 배분하는 관례를 깨고 수요도 많지 않은 개별 노선을 순식간에 처리하려는 건교부의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건교부의 함대영 항공국장은 이에 대해 "운수권을 아시아나에 내정했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의 특성상 과다한 고정비와 운영비를 감당하기 위해선 런던노선을 매일(주7회) 뜨도록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유럽에서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위해선 프랑크푸르트 외에 런던 등 중심도시로의 추가 취항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이번 노선은 전량 자사가 차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