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진념 경제부총리가 한국경제신문사 주최 한경 밀레니엄포럼 강연에서 획일적 평준화 교육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데 대해 여러갈래의 반향이 나타나고 있다. 지극히 당연하다는 찬성론이 제기되는가 하면 지나친 경제논리로 다수 국민의 교육권을 외면한 것이라는 반대의견도 있다. 물론 백년대계라는 교육제도를 수시로 뜯어 고칠수 없음은 너무도 자명하고,그런 점에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데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평준화 시책이 공교육을 붕괴시키고, 학력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했음은 대다수 교육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사항일 뿐만 아니라 정책 당국도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입시지옥에서 해방시키고,망국적 과외열풍을 없애기 위해 시작된 고교평준화 시책이 과연 소기의 목적을 얼마나 달성했는가. 사교육비가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 하나만 보더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교육이민이 늘고,조기유학이 붐을 이루는 세태는 한마디로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평준화 시책에 대한 근본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은 우리도 전적으로 진 부총리와 견해를 같이한다. 더구나 고교평준화를 유도하려는 입시제도 등으로 인해 산업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고,쓸모없는 졸업장만 양산하는 현행 대학교육체제는 시급히 개편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 특히 시장에서는 매년 이공계 대학 출신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데도 지원자는 매년 줄어드는 '이공계 기피 현상'은 참으로 걱정스런 일이 아닐수 없다. 우리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기술정보화로 이행하고 있는데 이를 선도해야 할 인재들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니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국가경쟁력의 원천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더 이상 두고 볼 일이 아니다. 획일적인 고교평준화의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자립형 사립고와 특수목적고 제도의 도입이다. 자립형 사립고는 본격시행도 해보지 못한채 시작부터 답보상태고, 특수목적고는 당초의 취지에서 벗어난지 오래다. 교육평등주의의 환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교육체계를 모색해야 할 때다. 정책당국이 입버릇처럼 내세운 대학교육의 자율성 제고는 한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간섭을 과감히 줄이고 자율성을 대폭 강화하지 않는 한 교육의 질적 도약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정책당국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