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9:19
수정2006.04.02 09:21
"고객을 대할 때 장기적인 관계를 먼저 생각하고 조언을 제공하는 친구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최근 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의 신임사장으로 선임된 스티브 필척(37)씨는 향후 경영방침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딜로이트컨설팅이 국내에 들어온 지난 99년부터 꾸준히 한국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컨설팅을 해왔다는 그는 "사장 취임후 각종 행사에서 한국의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더 자주 접하게 됐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회사는 신규고객을 개발하는 "사업개발매니저(Business Development Manager)"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특정 고객을 전담하는 매니저를 두고 강한 유대를 통해 경영컨설팅에서부터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까지 넓은 범위의 솔루션을 계속 제공한다는 것.
"이 개념은 한국 등 아시아에서 특히 유용했으며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필척 사장은 전했다.
그는 또 "기업의 경영내용을 가장 잘 아는 쪽은 기업 자신"이라며 "고객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기보다는 친구로서 충고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필척 사장은 국내 울타리에서 벗어나 세계적으로 경쟁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한 점을 한국 기업들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합병을 예로 들면서 "두 업체의 합병은 시너지효과를 가져와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순위상승을 가져왔으며 미래를 위해서도 좋은 기반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필척 사장이 지적한 한국 기업들의 약점은 ROI(투자자본수익률)를 고려하지 않는 신규투자 결정으로 시설과잉상태에 빠지기 쉽다는 것.
그는 "미국의 경우 3교대로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면서 생산능력의 85%이상을 생산할 정도가 되어야 신규투자에 나서는데 한국기업들은 너무 쉽게 투자결정을 내린다"고 지적했다.
국내에 전사적자원관리(ERP) 개념을 도입했다는 필척 사장은 "앞으로 CRM(고객관계관리) SEM(전략적기업경영)등 기획분야에 대한 조언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컨설팅업계는 변화가 많고 한국을 떠나는 곳도 있지만 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의 경영진은 온갖 루머가 나돌더라도 이곳에서 오랫동안 머물겠다"고 강조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