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슨이 부도 직전 독일의 전자기기 및 의료장비업체인 지멘스와 인수합병(M&A) 협상을 벌였던 것으로 확인돼 귀추가 주목된다. 4일 메디슨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멘스가 메디슨과 지난달 중순부터 부도 직전까지 메디슨 경영권 인수에 대해 논의했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메디슨의 경우 유동성 위기를 넘기고 지멘스는 한국 및 아시아시장 진출의 거점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상당한 정도의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슨 관계자도 "협상조건 때문에 회사명을 구체적으로 거론할 수는 없으나 대형 외국업체와 M&A에 대해 협상을 벌였던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부도가 난 후 대형 외국업체가 협상을 잠시 중단한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메디슨 관계자는 "외국업체가 법정관리나 화의 등 메디슨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다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멘스 등 외국업체가 메디슨을 인수하는 것이 최선책이지만 은행권은 대출금에 대해 대부분 담보를 잡고 있어 협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메디슨이 제3자에게 넘길 수 있는 지분은 발행주식(3천3백90만주,액면가 5백원)의 10% 정도에 불과하다. 이민화 전 회장 98여만주,이승우 사장 40여만주,메디슨 자사주 2백5만주 등 모두 3백43만주가 바로 넘길 수 있는 지분이다. 증권업계는 이에 따라 지멘스 등 외국업체가 메디슨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하더라도 경영권을 공고히 하려면 지분을 추가 매수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동·박해영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