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에서도 신시장 개척, 혁신 소재 발굴 등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시장에서 15년간 점유율 30% 이상으로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다.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는 신축성 있는 기능성 섬유로, 스포츠웨어 등에 두루 쓰인다. 효성티앤씨는 세계 최초로 옥수수 추출 원료를 가공해 만든 바이오 스판덱스도 상용화했다. 바이오 스판덱스 생산량을 확대해 지속가능 의류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목표다. 또 1조원을 투자해 스판덱스의 기초 원료 중 하나인 부탄다이올(BDO)를 연 20만t 생산하는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외 지속가능한 섬유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원사를 2008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 회사는 각 지방자치단체, 항만공사 등과 협업해 수거한 페트병을 원사로 재탄생시키며 자원 선순환에 기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스판덱스 시장에서 빠르게 추격해오는 글로벌 경쟁 기업과의 격차를 다시 벌리고, 전세계 프리미엄 섬유 시장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효성중공업은 전력설비 교체 수요가 높은 미국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며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에 따라 전력 수요는 늘어나지만, 미국은 변압기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20년 인수한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효성중공업의 주력 제품인 100MVA급 이상의 변압기는 미국에서 대형변압기(LPT)로 불린다. 미국
올해 들어 LG그룹의 계열사들이 국내 회사채와 주식 시장에서 전방위 자금조달에 나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등 ‘빅 이슈어(발행사)’는 국내 회사채 시장에 ‘조 단위’ 자금 확보에 성공했다. LG CNS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1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모았다. 2차전지를 비롯한 신사업 투자금 마련을 위해 LG그룹이 전방위로 조달 채널을 뚫고 있다는 분석이다.◇회사채·IPO로 대규모 자금조달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이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2조9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국내 그룹사 중 가장 많은 물량으로 1월 회사채 전체 발행물량 12조300억원의 약 2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조6000억원을 조달한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해 LG헬로비전(1600억원), LG유플러스(6000억원), LG화학(6000억원) 등 계열사에서 총 1조36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했다.LG그룹은 연초효과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금리 조건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전략을 펼쳤다. 통상 연초에 기관 투자가들이 신규 자금 집행을 개시하면서 채권시장이 강세(금리하락)를 보이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당초 8000억원 규모였던 LG에너지솔루션 회사채 수요예측에 3조7450억원의 주문이 들어와 발행 규모가 1조6000억원까지 늘었난 것이 단적인 예다. LG화학 수요예측에도 1조6750억원이 몰렸다.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에는 각각 3조500억원, 1조6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LG그룹은 자금조달을 위해 주식자본시장(ECM)도 적극 활용했다. IT계열사인 LG CNS는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시장에서 1조1994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최대 규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들이 올들어 AA급 이상 회사채를 대량 매수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회사채 투자 규모는 지난해 27조원에 이르는 등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해 증권업계도 국민연금의 투자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수요예측 참여금액은 40조3710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초 회사채 ‘수요예측 열풍’의 원인으로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연기금을 지목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국민연금과 위탁 운용 펀드들이 신용등급 AA급 회사채를 대량 매입하며 시장을 주도했다”며 “작년 12월 계엄사태 여파로 투자를 미뤄온 연기금들이 채권 매수에 나섰다”고 말했다.지난해말 기준 1185조원인 국민연금의 운용 자금 중 29.3%가 국내 채권에 투자돼 있다. 이 가운데 회사채가 차지하는 투자 비중은 8.1%다. 국민연금의 투자 대상은 신용등급 AA급 이상 회사채로 한정된다.국민연금이 회사채 매입에 적극 나선 배경에는 시장금리 움직임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연 2.7%로 이미 두 번의 금리인하 기대가 반영돼 기준금리(연 3%)보다 낮은 상황이다. 향후 금리인하가 현실화하면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스프레드)가 더욱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금리 하락으로 회사채 가격이 상승하면서 평가차익을 얻을 수 있다.다만 국민연금은 기업별 리스크를 철저히 선별해 투자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지난 6일 LG에너지솔루션(AA) 수요예측에는 소극적으로 참여한 것이 단적인 예다. 2차전지 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을 내린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