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삼(仙蔘)은 인삼을 한단계 더 가공해 효능을 업그레이드시킨 것이다. 인삼의 핵심 유효성분인 진세노사이드는 화학구조의 미세한 차이에 따라 수백가지로 세분될 수 있다. 선삼은 수삼 백삼 홍삼 등을 가공해 특정 유효성분의 함량을크게 늘린 것이다. 최근들어 생약연구가들이 선삼의 효능을 밝힌 논문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이를 건강보조식품으로 시판하려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대 약대 박정일 교수가 창업한 진생사이언스가 개발한 선삼은 보통 인삼을 1백20∼1백80도의 고온에서 가열 처리해 약효를 높인 인삼이다. 박 교수가 개발한 선삼에는 진세노사이드-Rg3,Rg5,Rk1 등의 항암성분이 주요 물질로 들어 있다. 백삼이나 수삼에는 이런 성분들이 들어 있지 않다. 이 중 진세노사이드 Rg3는 중국에서 이미 항암제로 개발돼 있으며 혈관내피세포에서 산화질소(NO)가 나오도록 유도,혈관을 확장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따라서 고혈압환자에게 투여하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 교수는 진세노사이드-Rk2,Rk3,Rs3,Rs4,Rs5,Rs6,Rs7 등 세계 최초의 신물질을 선삼에서 발견했다. Rs3,Rs4 등은 암세포의 자살(apoptosis)을 유도하는 항암작용을 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박 교수는 "인삼을 고온·고압 상태로 가공하면 진세노사이드-Rb1,Rb2,Rc,Rb 등이 Rg3,Rg5,Rk1,Rs3,Rs4 등으로 변환돼 항암작용이 일반 인삼의 10배 이상으로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또 동물실험결과 선삼은 세포노화를 억제하는 항산화 효과가 인삼의 8배,혈관확장 및 혈류증강효과는 30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진생사이언스는 최근 선삼추출물로 캡슐형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올 예상 매출은 1백50억원. 엔지뱅크(대표 신현재)도 인삼에서 분리한 사포닌 혼합물에 효소를 반응시켜 진세노사이드-Rd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바이오사포젠(대표 정상수)은 누룩균의 특정 효소를 이용,사포닌으로부터 홍삼과 산삼에만 함유된 Rh2,Rg3 성분을 만들어냈다. 이밖에도 인삼을 가공하면 Rh1(암세포전이억제),Rh3(간세포해독)등의 유효성분을 얻을 수 있다. 선삼의 효능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높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