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빠르고 공격적으로" 세계 양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을 예전에 비해 훨씬 신속히 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무디스는 한번에 여러 단계의 등급 조정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엔론이 파산보호를 신청하기 5일 전까지만도 투자등급을 유지했던 신용평가 기관들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신용평가기관이 특정 기업의 등급을 한 단계씩 떨어뜨려도 해당 기업의 주가는 더 빠른속도로 내려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신용등급 평가를 자주함으로써 등급 변경 시기를 앞당기게 되면 투자자들은 위험을 더 빨리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신용등급 변경이 오히려 주식 및 채권시장의 잠재적인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신용평가기관의 공격적인 신용평가 움직임은 엔론여파로 이미 시작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파산한 K마트에 대한 신용등급 변경이 한 사례다. 무디스는 지난해 12월14일까지만 해도 투자등급을 유지시켰던 K마트에 대해 1주일 새 5단계나 강등시켰다. 이후 1주일 정도가 지난 1월22일에 K마트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엔론이 파산보호를 신청한 같은 달에 무디스는 다른 에너지 기업인 미란트의 신용등급을 2단계,칼파인을 1단계씩 각각 하향조정했다. 이로써 양사의 신용은 투기등급으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