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생명공학 전망 리포트] (2) '바이오벤처와 제약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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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바이오벤처기업인 미국 제넨텍(Genentech)이 설립된 지난 1976년까지만해도 바이오벤처는 관심을 끌지 못했다.
"환상만 좇고 있는게 아니냐"는 반응었다.
특히 대형 제약회사들에겐 언제 실현될지 알수 없는 꿈같은 기술로 단기간내 제품을 만들어팔겠다는 바이오벤처의 주장은 한낱 "장밋빛 환상"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제약회사들 입장에서 바이오벤처는 없어선 안될 존재가 됐다.
바이오벤처쪽도 마찬가지다.
제약회사를 등에 엎지않고는 경쟁력을 키울수 없다는게 바이오벤처업계의 시각이다.
언스트&영이 제시하는 바이오벤처의 생존키워드 첫번째는 바로 "제약회사와의 협력이 필수조건"이라는 것이다.
◇제약회사는 든든한 후원자=바이오벤처는 제품판매때까지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을 자체적으로 마련하기가 어렵다.
제품을 내놓더라도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기껏 개발해놓고도 팔지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바이오벤처기업에 대규모 제약회사는 든든한 후원자가 될수 있다.
우선 제약회사와 제휴를 맺을 경우 추가 자본조달이 유리하다.
벤처캐피털은 벤처회사가 대형 제약회사로부터 지원을 받고있는지의 여부를 투자대상 선정의 기준으로 삼고있다.
바이오벤처기업은 제약회사가 각종 인·허가 과정에서 축적해온 경험을 물려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제품의 생산에서부터 마케팅,판매분야에까지 도움받을 수 있다.
◇서로가 공생관계=제약회사 입장에서도 바이오벤처는 필요하다.
제약회사들은 '특허기간 만료'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그동안 매출에 상당히 기여해온 제품에 대한 특허가 만료되면 새제품을 찾아나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제약회사의 연구개발 부서가 기술 개발경쟁에서 바이오벤처를 누르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바이오벤처가 개발한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다.
존슨&존슨이나 노바티스,머크,야마노우치,후지사와 등 미국 일본의 대형제약사들이 바이오벤처투자회사를 설립,운영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들 제약사는 바이오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인력과 기술을 공급받음으로써 개발비용을 절감할수 있다.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상승할 경우 자본이득도 챙길수 있다.
벤처기업과 제약사간 협력사례도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지난 2년동안 생명공학 회사들이 자체개발한 신약을 시장에 진입시키기 위해 대형 제약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
◇인수합병 시대 온다=전문가들은 앞으로 단순한 협력관계에서 탈피,인수합병(M&A)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에서는 자금력이 있는 바이오벤처가 신기술을 일거에 확보하기 위해 다른 벤처를 인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형 제약사가 단순 투자단계를 넘어 기술력을 갖춘 바이오벤처의 지분 50%이상을 인수하는 경우도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
휴먼게놈사이언스의 윌리엄 하셀타인 회장은 "이같은 추세는 바이오 산업이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는 자연스런 과정"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