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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창동 전문기자의 '유통 나들목'] 패스트푸드와 슬로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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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9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지하상가에 롯데리아 1호점이 문을 열면서 우리나라의 패스트푸드 역사는 시작됐다. 외식 하면 중국집 자장면만을 떠올리던 시절이라 당연히 뭇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첫날 매출은 5백만원. 당시로서는 엄청난 액수였다. 롯데리아의 성공을 목격한 맥도날드 KFC 등 미국 기업들이 앞다투어 한반도로 몰려왔다. 90년대 이후엔 패스트푸드보다 '덜 빠른'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대도시 거리를 점령했지만 시간에 대한 관념은 여전했다. 손님을 끌기 위해 30분 안에 음식이 나오지 않으면 음식값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레스토랑도 생겨났다. 원래 햄버거와 샌드위치 등으로 한끼를 때우는 패스트푸드의 원조는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로 알려져있다. 19세기 말 월스트리트가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시간이 돈'이었던 딜러들과 뱅커들을 대상으로 점심 장사를 한 게 효시라는 것. 패스트푸드는 더 이상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할리우드 영화와 더불어 미국의 효율성과 힘을 나타내는 상징물로 격상되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패스트푸드의 이면에는 환경 파괴,동물 학대,소비자 건강 위협,음식문화의 획일화 등 여러가지 문제가 숨겨져있다는 지적이다. 패스트푸드는 현대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이 집합된 '모순 종합선물세트'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비판론자들의 주장은 이렇다. 우선 엄청난 양의 육류를 빠르게 생산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환경 파괴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는 것. 각종 인공 조미료를 듬뿍 집어넣는 조리법은 소비자 건강을 위협한다. 패스트푸드는 또 지구촌을 무대로 장사를 하면서 각기 다른 나라·인종·민족들의 다양한 음식 문화를 위축시켜 결과적으로 '맛의 제국주의'를 팽창시켰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반 패스트푸드론자들의 주장에 힘을 얻어 유럽을 중심으로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 운동은 맥도날드가 이탈리아 로마에 진출한 지난 86년 시작됐다. 미각의 즐거움과 전통음식 보존을 기치로 내걸고 현재 전세계 45개국에 7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패스트푸드의 발상지인 미국에도 50여곳의 지역 본부가 설치됐다. 패스트푸드는 '효율'이라는 프리즘으로 보면 황홀하지만 그것 때문에 보지 못하는 것,잃어버리는 것도 적지 않다. 인간을 조급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느림의 미학'은 먹을 때도 반드시 필요하다.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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