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대형 유통망을 잡아라' 국내 IT(정보기술)업체들에게 해외 유통망 확보가 올 최대 경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현지에 직판매망을 갖추기 어려워 유통망 확보 여부가 사실상 해외진출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정소프트 한국정보공학 안철수연구소 등은 미국 중국 일본 등지의 대형 유통망과의 제휴로 기대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소프트웨어업체 한국정보공학은 최근 중국 신식산업부(정보통신부)산하 IT업체인 CCID와 콘텐츠 보안솔루션 '웹키퍼' 수출계약을 맺었다. 최소 공급물량은 연간 약 1천만위안(약 16억원)이다. 유용석 사장은 "정부 산하기관인 CCID는 중국 전역에 3백60여개의 판매유통망을 갖추고 있다"며 "이번 계약으로 중국내 유통망을 확보할수 있게 돼 앞으로 수출을 더 늘려갈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컴퓨터 복구및 보안솔루션업체인 정소프트는 국내 IT업체로는 드물게 미국의 메이저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인 잉그램마이크로등 4곳과 소프트웨어 공급계약을 체결,성공적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코스코에도 4백50만달러 규모의 납품 계약을 체결했으며 아마존닷컴 등 온라인 쇼핑몰을 잡는데도 성공했다. 나모인터랙티브는 지난해 미국시장 판매대행업체를 에노바에서 자스크로 교체한뒤 수출실적이 급상승하고 있다. 작년말 인터넷 쇼핑몰 자스크에서 판매 개시 2주만에 온라인에서만 1천개 이상 소프트웨어를 팔았다. 나모는 올해 미국시장에서만 1천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일본 소프트웨어 전문유통업체 NEC인터채널의 5천여개 유통망을 통해 본격적인 현지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 게임업체 지오인터랙티브도 미국 컴퓨프유에스에이 등 대형 유통망을 통해 3천5백여개의 대리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와도 계약을 앞두고 있고 NEC인터채널을 통해서도 일본 전역의 대형 매장에 진출했다. 지오인터랙티브 김병기 사장은 "국내 IT업체들은 뛰어난 제품을 보유하고 있어도 해외 네트워크가 빈약해 진출에 애로를 겪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해외 현지의 유명 유통망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