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연중최저, "설 전까지 하락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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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가 유동성에 힘입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채권시장에 수요우위가 지속되고 있어 금리 하락세는 설 연휴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1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5.92%로 마감, 종가 기준으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3년물 국채 금리는 미국 채권 금리 하락 영향으로 5.90%로 갭다운돼 출발한 뒤 한때 5.88%까지 낙폭을 키웠다.
그러나 오전중 한국은행의 통안채 2년물 1조5,000억원 입찰로 자금이 회수되는 기미를 보이자 하락세를 주춤했고 장 막판 주가 상승에 따라 차익매물이 나오며 하락폭을 줄였다.
5년 만기 수익률은 6.67%로 전날과 변함이 없었다. 이날 거래는 3년 만기물에 집중됐으며 5년 만기물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채 수익률은 오전중 하락했으나 오후 들어 보합으로 마감했다. AA- 등급 및 BBB- 등급 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6.91%, 11.05%를 가리켰다.
국채 선물 3월물은 전날 0.01포인트 오른 103.87을 기록했다. 개장초 104.19로 갭업 출발한 뒤 104선 위에서 횡보하다가 장 막판 차익 매물로 급한 하락곡선을 그렸다.
은행과 투신사가 각각 887계약, 1,075계약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증권회사는 383계약, 817계약을 순매도했다. 거래는 6만684계약이 체결됐다.
◆ 설 연휴 전까지 하락세 예상 = 시장 관계자들은 유동성이 풍부해 설 연휴 전까지 수요 우위 속에서 하락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생산자물가가 6개월만에 전월대비 상승세로 반전하고 주가가 상승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는 하락, 매수 심리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화증권의 오동훈 연구원은 "시장에서 수요우위가 지속되고 있다"며 "미국 증시가 급등세로 돌아서지만 않는다면 3년물 금리는 5.8%선 안착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1월 생산자물가가 전달대비 0.6% 상승, 6개월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0.6% 하락, 2개월째 내림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은행의 2년물 통안채 입찰에서는 1조5,000억원 전액이 시중금리 연 5.85%에 낙찰됐다. 응찰규모는 2조4,011억원이었으며 부분 낙찰률은 63%였다.
한화의 오동훈 연구원은 "이날 입찰한 통안채 2년물 1조5,000억원은 다음주 연휴로 입찰을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규모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금리 하락세는 설 이후에는 다시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월말로 갈수록 경제지표 호전에 따른 부담이 작용하고 설 연휴 이후 한국은행의 통화 환수 우려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은 현대자동차 파업 등으로 호조세가 주춤했으나 1월 들어서는 현대차의 생산이 전달보다 42% 증가해 전체 산업생산이 큰 폭 증가세로 돌아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월말이 가까울수록 최근 주가 조정이 일단락되고 물가상승 우려가 생겨난다면 금리에는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미국 주식시장 변수 = 최근 들어 채권시장은 미국 주식·채권시장과 동조화가 크게 강화됐다. 특히 채권시장 개장가는 거의 미국 시장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요일 미국 주식시장이 전날 2% 넘는 급락세를 극복하고 반등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채권 금리는 연일 하락에 따른 부담으로 조정을 보일 가능성도 크다.
한편 화요일 미국에서는 공급관리기구(ISM) 1월 비제조업지수와 12월중 공장주문 동향이 발표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지수가 지난 달 54.2보다 소폭 낮아졌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중 공장주문은 전달 3.3% 감소에서 1% 이상 증가세로 전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