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고리가 느슨해졌다. 뉴욕증시 등락이 외국인 매매패턴을 통해 국내증시 방향에 직결되는 '공식'이 무너진 것. 차별화 경향은 지난해 미국 테러 이후 점차 뚜렷해졌다. 테러 이후 공조 금리인하 등으로 전세계 증시가 동반 상승 곡선을 그릴 때 국내외 증시의 방향은 같았지만 폭은 달랐다. 국내 증시는 '1월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상대적으로 탄력적인 국내 경기 회복, 구조조정 등에 따른 재평가 작업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뉴욕 주요 지수는 1월 한 달 동안 약세를 나타내며 올해 장세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 최대 에너지 기업인 엔론이 부도를 내면서 확연해졌다. 지난달엔 뉴욕과 서울이 방향을 같이한 경우가 절반도 되지 않았다. 국내증시가 잦은 '작전'과 '게이트'에 이미 둔감해져 있는 데다 엔론사태를 바다밖에 일로 치부하고 있는 반면 '투명한' 회계라는 나름의 잣대로 다른 나라를 폄하하던 미국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문제는 엔론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타이코 인터내셔널, 엔트러시스 등으로 분식우려가 확산됐고 GE도 복잡한 회계방식에 대한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복병에 시장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5일 증시는 낮아진 상관관계를 입증했다. 나스닥지수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종합지수는 엿새만에 반등하며 단기 저항선으로 여겨진 2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섰다. 장초반 10포인트 이상 내리기도 했으나 뉴욕증시 하락을 흡수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720선이 뚫리면서 저가매수세가 유입됐고 지수는 방향을 틀었다. 종합지수가 718선을 저점으로 삼아 반등에 성공, 일중 고점을 종가로 삼아 20일선을 회복함에 따라 상승 추진력이 복원될 지 관심이다. 지난해 12월 말 20일선의 회복 과정에서, 그리고 지난달 말 20일선의 지지력을 바탕으로 연중고점을 경신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상승은 조정 국면에서의 기술적 반등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전자 등 호재가 어우러진 반도체 관련주에 매기가 편중됐고 매수주체도 전반적인 관망세 속에 적극적인 시장 참여를 꺼렸다. 하이닉스 처리가 불투명한 가운데 반도체 모멘텀이 이어질 지 예측하기 어려울뿐더러 설 연휴를 앞둔 경계감이 짙게 배어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기술적으로는 추가 상승을 시도할 발판이 마련된 셈이지만 가격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주변 여건이 급격히 개선되길 기대하길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지지력 테스트와 저점 확인 과정이 선행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추세 전환이 반드시 의미있는 조정을 선행 조건으로 요구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충분한 에너지 비축과정을 거쳤을 때 시세 연속성이 탄력을 더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다. 방향을 가늠하기 전까진 단기 매매 전략이 유효하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