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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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한 마을에 비안이라는 여인이 나타나 초콜릿가게를 연다.
그녀의 초콜릿을 먹은 마을사람들은 갑자기 달라진다.
식었던 연인들이 다시 불타오르는가 하면 노인들도 활력을 찾고 반목을 일삼던 이웃끼리 화해에 나선다(영화 '초콜릿').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나무는 벽오동나무과에 속하는 교목이다. 린네가 붙인 학명은 테오브로마 카카오(theobroma cacao).테오브로마는 그리스어로 '신(theosㆍGod)의 음식(bromaㆍfood)'을 뜻한다.
카카오는 16세기 멕시코를 탐험한 코르테스가 스페인에 소개하면서 유럽 전역에 퍼졌다.
카사노바가 즐긴데다 프랑스의사 지오반니 비앙키가 발기부전 환자를 고쳤다고 알려지면서 오랫동안 미약으로 여겨졌다.
음료로만 통용되다 19세기 중반 네덜란드의 반호텐이 가루로 만든 데 이어 스위스의 다니엘 피터가 우유를 첨가하는데 성공하면서 갖가지 초콜릿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살찌고 고혈압 충치의 원인이 된다는 통념과 달리 기분전환과 두뇌활동 심장 이뇨작용에 좋다고 한다.
카카오버터의 주요 지방산인 올레인산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불포화지방산이고 노화를 막는 항산화물질 폴리페놀이 있어 초콜릿을 먹은 사람이 안먹은 사람보다 오래 산다는 하버드대 연구결과도 있다.
스위스는 1인당 10㎏,미국은 4.2㎏,일본은 1.3㎏씩 소비하는 등 시장이 커 생산국간의 경쟁 또한 치열하다.
소라 모양의 길리안으로 유명한 벨기에는 2000년부터 품질보증마크 제도를 도입,코코넛버터를 사용한 것만 정통 초콜릿으로 인정하고, 스위스에선 지난해 5월 초콜릿우표를 내놓았다.
우리의 경우 1968년 처음 생산된 뒤 최근엔 연간 시장규모가 3천억원으로 커졌고 5월엔 초콜릿박물관도 생긴다는 보도다.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 판촉이 한창이라는 소식이다.
초콜릿이 미약으로 불리는 건 '사랑의 분자'로 불리는 자연흥분제 페닐에틸아민 때문이라고 전한다.
영화에서처럼 먹기만 하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초콜릿이 정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