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생명공학 전망 리포트] (3) '포스트 게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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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0월1일.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는 인간의 달 착륙이나 원자탄 계획을 능가하는 초대형 국제 프로젝트가 출범했다.
인간 유전자구조를 해독하는 인간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가 대장정에 들어간 것이다.
그 후 10여년동안 '게놈 프로젝트'는 생명과학계의 최대 화두가 됐다.
생명과학 분야의 내로라하는 3백50여개 연구기관과 기업들이 이 프로젝트에 달려들었고 세계적인 제약회사들은 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무려 30억달러가 투입됐다.
그 결과 지난해 인간 유전자지도가 드디어 완성됐다.
인간의 생로병사와 관련된 모든 의문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확보하게 된 것.
그러나 숨돌릴 사이도 없이 생명과학계의 시선은 또다른 과제로 향해 있다.
유전자 지도만으로는 풀 수 없는 인간 생명현상의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분석해내는 것이다.
바로 '포스트 게놈' 프로젝트다.
언스트&영이 바이오 기업의 두번째 생존 키워드로 제시하는 포스트 게놈의 과제는 '프로테오믹스(Proteomics·단백질체학)'와 '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rmatics·생물정보학)' 등 두가지다.
◇게놈프로젝트의 성과와 한계=인간게놈 프로젝트의 성과는 물론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의학적으로는 '개인맞춤 의약시대'를 열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곧 환자마다 서로 다른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에게 맞는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산업적인 파급효과도 크다.
인간유전자 연구는 생물산업 정보산업 등 관련 산업의 성장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도 있다.
게놈 프로젝트가 모든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유전체 연구만으로는 질병의 발생 메커니즘을 분석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인간 질병의 98%는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단백질 이상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단백질 구조와 기능이 밝혀져야 신약도 개발될 수 있다는 게 생명과학계의 분석이다.
◇프로테오믹스 열풍=세계 생명과학계는 게놈프로젝트 후속으로 '단백질 지도 완성'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도전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은 지난해 인간프로테옴기구(HUPO)를 결성,이미 연구에 나서고 있다.
셀레라지노믹스 등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들도 프로테옴 연구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단백질을 연구하는 학문'인 프로테오믹스 열풍이 불고 있는 것.
◇바이오인포매틱스 급부상=인간 유전자지도를 어떻게 분석하고 어디에 활용할 것인가.
이같은 의문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바이오인포매틱스다.
바이오인포매틱스의 도움 없이는 인간 유전자지도는 한낱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미 국립보건원은 이미 지난 90년대말 유전체 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생물정보센터를 세웠다.
IBM 등 IT(정보기술) 기업과 바이오 기업들은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에 온힘을 쏟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