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란이 이라크보다 더 위험하다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7일 보도했다. 특히 비냐민 벤 엘리저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이라크가 문제이긴 하지만 오늘날은 이란이 이라크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엘리저 장관은 팔레스타인 무기 밀수에 있어 이란의 역할을 지목하면서 이란이 테러그룹들을 지원하고 첨단 무기를 개발하는 등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이스라엘 관리들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10여년의 유엔 제재와 국제적 고립을 겪은 이라크가 이제는 이란보다 덜 위협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같이 이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이라크 정권 전복 문제만 집중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미국내 여론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이스라엘 관리들은 샤론 총리가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 레바논에 관한 이란의 야심에 대해 경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혁명수비대를 레바논에 파견, 반 이스라엘 활동을 조장하고 헤즈볼라에 수천기의 미사일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전날 이라크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란에 대해서는 대화 가능성을 닫지 않는 등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자세를 취했다. 파월 장관은 "우리는 이란이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명백히 하고 있다"면서 "발전하는 세계의 일부가 되길 원할 경우 테러 지원을 중단하고 '악의 축' 대열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ks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