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의 연구개발(R&D)부문을 이끌어 온 이충구 사장(57)이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김채원 부사장이 사표를 제출하고 회사를 떠났다. 김 부사장은 당시 현대차의 R&D본부인 남양연구소장을 맡고 있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R&D부문은 새로운 수뇌부를 구성해야 하는 물갈이 국면을 맞게 됐다. 7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연구개발본부와 상품기획총괄본부를 맡고 있는 이 사장이 지난주말 사의를 표명한 뒤 현재 출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장은 현대차를 떠나 현대·기아차가 1백억원을 투자해 서울대에 설립키로 한 자동차전문 연구시설인 '차세대 자동차 신기술 연구센터'에서 근무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측은 "이 사장이 후진양성을 위해 스스로 물러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몽구 회장의 뜻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장은 연구개발 부문과 관련,그동안 정 회장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등기이사이기도 한 이 사장이 물러남에 따라 후임 사장과 이사 선임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는 후임 사장을 임명하지 않고 이 사장의 업무를 김동진 총괄 사장이 모두 관장하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정 회장도 김 사장이 연구개발 부문을 맡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의 사의표명으로 현대차는 김 사장 1인 체제로 바뀌게 됐다. 작년 상반기까지는 이계안 사장(총괄사장),이충구 사장(연구개발 부문),김동진 사장(상용차 담당) 등 3명이 현대차의 경영을 이끌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