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e기업 집중분석] '벨웨이브' .. 무선통신장비 개발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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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통신장비 개발업체인 '벨웨이브'에는 따로 정해진 출근시간이 없다.
오전 10시가 넘어도 이 회사의 양기곤 사장과 임원 몇 명만 출근해 있기 때문에 사무실은 고요하다.
오전 11시는 돼야 회사가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근태관리를 위한 출근부 같은 것도 없다.
근무시간 관리 권한은 전적으로 팀장에게 위임돼 있다.
이런 독특한 기업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벨웨이브는 최근 매섭게 성장하고 있다.
1999년 설립된 이래 지난해 2백67억원의 매출에 14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렸다.
올해 매출목표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8백억원에 이를 것이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 퀄컴이 모델 =벨웨이브는 공장이 없다.
개인휴대단말기(PDA) 카드리더기 자동판매기 등에 장착되는 CDMA 모듈을 판매하고 있지만 생산은 외주로 해결한다.
총 1백43명의 직원중 엔지니어가 1백20명이고 이들 모두 연구개발에만 몰두하고 있다.
벨웨이브의 또 다른 수익모델은 휴대폰 로열티 수입.벨웨이브는 유럽형 GSM 방식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라이선스)를 미국 텍사스인스투르먼트(TI)사로부터 무료로 확보해 놓았다.
TI는 이미 벨웨이브에 4백만달러를 투자했고 대신 벨웨이브는 TI의 부품을 팔아주고 있다.
중국의 아모이소닉사와 우리나라 바이어블코리아에 휴대폰 개발결과를 판매해 로열티 수입을 얻고 있는데 지난해에만 1백12억원의 로열티를 받았다.
올해 로열티 수입은 2백50억원으로 예상된다.
퀄컴처럼 앞선 기술력으로 로열티 수입을 올리는 기업을 만들겠다는게 양 사장의 비전이다.
◇ 자율과 신뢰가 생명 =초기에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율 근무시간제를 강행, 정착시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직원들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된다.
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으로 엔지니어의 생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양 사장을 중심으로 '엔지니어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연말 성과급을 부서별·직급별로 차등 지급했는데 고참 사원들이 자기 몫을 나눠주는 사례도 나왔고, 어떤 사업본부는 성과급이 많다며 다른 부서에 넘겨주기까지 했을 정도로 공동체의식이 강하다.
이직률도 거의 제로다.
CDMA 모듈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데는 이런 기반이 있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 차세대 기술로 승부 =남이 하지 않는 신기술을 개발하는게 회사의 비전이다.
이를 위해 올해 7월께 중국 현지에 연구개발 중심 회사를 설립, 상품 개발과 관련된 인력을 배치하고 국내에서는 원천기술 중심으로 연구개발에 몰두할 예정이다.
현재 추진중인 차세대 기술 아이템은 '멀티모드 시스템'이다.
3세대이동통신 블루투스 무선랜 등이 당분간 자기 영역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연동하는 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소비자들은 동영상을 볼 때는 3세대 이동통신을 사용하고 전화를 걸 때는 블루투스를 이용해 저렴한 한국통신의 전화망과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벨웨이브는 각 분야별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외 업체와 제휴를 맺고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