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paik@ijnc.inje.ac.kr > 국어사전에서 '내조(內助)'를 찾아보면 '아내가 남편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나와 있지만, '외조(外助)'라는 단어는 아예 없다. 그러나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가면서 '외조'가 점차 필요해지고 있다. 내조와 외조의 차이점은 내조가 자신의 꿈을 접고 남편의 성공을 위해 희생하는 아내라는 이미지인 반면 외조는 윈-윈(win-win) 관계라는 점이다. 여성은 유학생 남편 뒷바라지가 당연하던 시대에, 공부하고 싶어하는 아내의 꿈을 이루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한 남성의 예를 보자. 늦게 공부를 시작한 아내가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아이를 데리고 한국에 와서 키웠던 그 남편은 지금 동료교수와 학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인기교수다. 이 남편이 아내를 외조하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희생하였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함께 교수의 길을 걷는 아내와 연구 및 대화를 같이 하며 시너지 효과를 즐기고 있다. 외조 잘하는 남성이 사회에서도 성공한다. 디지털 시대의 성공하는 남성상은 권위주의적인 궁예 같은 남자가 아니라, 왕건처럼 배려하고 존중할 줄 아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내를 외조하며 집안일과 아이 돌보기를 함께 하는 것은 남성들의 노후를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된다. 아내가 너무 내조를 잘해 가사와 육아를 모두 아내에게 맡겨놓고 있던 수많은 남성들이 일에서 물러난 후 가족들의 '왕따' 신세가 되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외조가 중요한 이유는 이제는 노후를 위한 투자가 자녀가 아니라 아내라는 점에 있다.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슈퍼우먼 신드롬에 시달리는 일하는 아내들은 남편의 사려 깊은 관심과 도움을 평생 잊지 않는다. 그러니 이보다 더 나은 노후대책이 어디 있겠는가. 오늘부터 사실상 설날 연휴가 시작된다. 일하는 여성들에게 명절은 더욱 힘들고 고달픈 시기다. 지금이라도 따끈한 차 한잔 놓고 아내와 대화를 시작해 보자. 무엇이 힘드냐고, 내가 뭐든지 도와주겠다고 말해 보라. 아내를 여왕처럼 대접해 주면 당신은 자연히 왕이 된다.